염다연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불안, 우울 등 후유증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을 피고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 준비 모임’은 1만60명이 원고로 참여하는 2차 소송 접수를 준비 중이다. 이미 105명의 원고가 참여한 1차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를 마쳤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A씨는 “또다시 계엄령이 내려질까 봐 잠을 깊게 못 잔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참여자 이모씨(43)는 “출근을 해도, 퇴근을 해도 계속 계엄과 관련된 생각만 하며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제안한 이금규 변호사는 “비상계엄 이후 현재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을 하고 있고, 수사기관은 수사를 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인 국민 개개인들은 집회에 참여하는 것 외에는 법적으로 도움을 받거나 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는 생각에 소송을 준비하게 됐다”며 “개개인이 직접 공포심을 느낄만한 침해 행위가 직접적으로 인정이 되느냐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계엄 포고령에 ‘영장 없이 체포·구금할 수 있다’라는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명시돼있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여성변호사회에서는 지난 17일 광주지방법원에 윤 대통령을 피고로 한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접수했다. 유한별 변호사는 “위법한 계엄선포에 따른 혼란과 국민들의 정신적 피해는 예측 가능해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에 반해 대한민국의 본체를 위협하는 정도에 이른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저항 의사 표시가 꼭 필요하고, 이에 법률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손해배상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권규보 법무법인 마중 변호사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는 점에서 계엄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다는 증명이 일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입증이 더 용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정신적 손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아 판단이 애매할 수는 있지만 위자료로 설령 100원이 인정되더라도 인용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