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1만명 목숨값은 30년 된 고철 전투기?

냉전 때 만들어진 고철 항공기 '선물'하나
"김정은에 대한 푸틴의 배신이 될 가능성"

북한으로부터 병력 자원을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히려 북한을 '배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이번 파병에 대한 대가로 30년 된 노후 전투기를 북한에 보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 NK' 일본 지부는 17일 미국 분석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서 미그29, 수호이27 등 전투기를 취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한 상태다. 이미 러시아군에 대량의 무기 및 탄약을 공급했으며, 최대 1만1000명 규모의 병력을 직접 파병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러시아제 무기와 군복으로 무장하고 쿠르스크 등 최전선에 투입됐으며, 전투 중 전사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모니노 공군기지 박물관. 소련 시절 만들어졌다가 사실상 방치된 다양한 공군기들이 안치된 곳이다. 레딧 캡처

이런 협력에 대한 보상으로 러시아군은 북한과의 다양한 군사 협력을 시사했다. 미그29, 수호이27 등 제트 전투기도 이런 보상안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특히 전투기 전력이 노후화됐으므로, 조금이라도 더 현대화한 전투기를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해당 전투기의 상태다. 데일리 NK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에 주목했다. 이 국장은 한국, 북한 등 한반도에 배치된 각종 무기를 분석하는 전문가로 알려졌다.

해당 인터뷰에서 이 국장은 러시아제 미그29, 수호이27 등에 대해 "가공할 위력을 가진 전투기"라고 평가하면서도 "전체 미그29 수량 중 30대만 새로 생산된 신형 모델이며, 나머지 200여대는 모두 구형이다. 특히 절반 남짓한 분량인 100기는 장기간 방치 상태로 사실상 고철급 장비"라고 지적했다.

북한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19일 평양에서 열린 국빈 만찬 행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수호이27은 더욱 심각하다. 러시아군이 보유한 수호이27은 모두 1991년 이전에 생산된 기체"라며 "러시아가 이 기체를 북한에 공여한다면, 개선 작업을 거치지 않은 초기 생산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북한 군인 최대 1만1000명의 '목숨값'이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고철 비행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 국장은 실제 평양 측에서도 러시아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실망감'이 나오고 있다며 주장했다. 그는 "북한도 보는 눈이 있기에 무엇이 신형이고 무엇이 구형인지 안다"라며 "또 미그29를 이미 운용해 봤기 때문에 이 전투기가 얼마나 형편없는 무기인지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 NK는 만일 러시아군이 구식 기체를 북한군에 공여한다면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배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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