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남 썼다' 난리났던 1만엔 신권…경매서 38배 가격에 팔려

1만엔 신권 나오자 일련번호 경매나와
AA-AA는 38배 가격 37만6000엔 팔려
일본 근대화의 아버지이나 불륜남 논란
일본선 추앙받지만 한국선 수탈 원흉

지난 7월부터 유통된 일본의 1만엔 신권이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권 얼굴의 주인공이 불륜남이라며 축의금에 쓰지 못한다는 초창기 반응과 사뭇 대조적이다. 신권이 경매시장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신권에 찍힌 일련번호 때문이다. 신권에는 왼쪽 상단과 오른쪽 하단에 숫자와 알파벳 조합의 일련번호가 적혀있다. 일련번호의 조합에 따라 액면가 그대로 1만엔(9만2000원)의 가치를 넘어서 수십, 수백만원으로 가치가 달라진다.

AA-AA 조합의 1만엔 신권은 경매에서 37만6000엔에 팔렸다. 야후경매 캡처

27일 야후 재팬 경매에는 1만엔 신권을 판다는 물건이 500여건이 올라와 있다. 현재까지 최고액 낙찰가는 37만6000엔(350여만원)을 기록했다. 이 지폐는 일련번호 앞과 뒤에 ‘AA’ 4개가 들어가 있다. AA로 시작해 AA로 끝나는 신권이 처음 나오자 38배 가까운 가격에 팔린 것이다. ‘AA-AA’권의 숫자 부분은 ‘000001~900000’까지가 사용되므로, 90만장 정도가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누리꾼들은 경매시장에 더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매각 물건 가운데 숫자 8이 6개 연속으로 있는 ‘AF888888AB’는 17만7000엔(160만원)에 나왔고 ‘AA00’이 들어간 지폐는 1만1000엔(10만원), 중간 숫자 끝이 연속번호로 돼 있는 11장은 22만엔(200만원)에 올라왔다.

위쪽부터 888888 연속인 물건과 AA00 물건, AD111107부터 8,9 등 연속으로 이어진 물건. 야후 경매 캡처

일본은 지난 7월 20년 만에 1만엔·5000엔·1000엔권 신권을 내놨다. 1만엔권 지폐에는 일본 근대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화가 들어가 있다. 시부사와는 아내와 불륜녀를 한집에 동거시키는 한편 집안에서 일하던 여종에게도 손을 댄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누리꾼 사이에서는 "여성의 인권과 권리 향상이 요구되는 시대에 시부사와를 지폐에 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남편의) 부정을 연상하기 때문에 결혼식 축의금에는 신권을 쓰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또한 시부사와는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의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경인선과 경부선 등 철도를 놓고 이를 통해 한국의 농림·수산·광물 자원을 수탈해 일본으로 반출했다. 시부사와 등 새 지폐에 들어갈 인물은 2019년 당시 아베 신조 정권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이슈&트렌드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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