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선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법 개정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면서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이 겪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양두구육('겉보기에는 좋지만, 실속이 없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등 이번 정권을 규정하는 단어가 많다"며 "요즘은 말로만 하는 정권이라고 해 '말로만 정권'이라는 별칭에도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 개정도 마찬가지다. 말로만 한다"며 "정부·여당 주요 인사가 상법 개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는 우리가 실제로 상법 개정에 나서니까 반대한다고 돌아섰다. 오히려 상법 개정을 방해하고 나서는데, 이유라도 한 번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내 경제가 구조적 어려움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원인을 ▲정부의 산업·경제 정책 부재 ▲약한 주가조작 및 경영권 남용 처벌 수위 ▲일반투자자를 고려하지 않는 이사회 결정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등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4가지 원인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해 국내 경제가 구조적인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정부가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하지 않으면 국내 경제는 위험에 빠질 것이고, 민생도 어려워지고 한국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 내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경영권 남용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과 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각종 입법을 이번 정기국회에 해내겠다"며 "(상법 개정을 두고) 경영계의 반론이 있는데 의견을 다 들어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수용해 이해관계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경영계와 일반주주를 향해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토론에는 이 대표 역시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