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조충현기자
2023년 매출액 기준 부산기업 1위는 조사 집계 이래 처음으로 BNK부산은행이 차지했다.
그동안 줄곧 부산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온 르노코리아는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에 1위 자리를 내줬던 2008년 이후 15년 만에 2위로 밀려났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양재생)는 27일 신용평가사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의 기업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2023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 현황 분석을 통해 이같이 알렸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부산기업은 총 31개사로 2022년 28개사에서 비해 3개사가 늘어났다. 4개사가 신규 진입한 가운데 기존 기업 1개사가 이탈했다.
2023년 매출액 기준 부산 1위에 오른 BNK부산은행은 여신 상품 확대와 리스크 관리 부문 강화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국 순위 또한 38계단 상승하며 111위를 기록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주력 차종의 내수감소와 수출 둔화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15년 만에 부산지역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2023년 전국 1000대 기업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에는 엔데믹 이후 빠르게 수요를 회복하고 있는 에어부산과 친환경 선박 부품 수주 증가로 매출이 증가한 동성화인텍, 관급공사 수주를 늘린 극동건설, 자동차용 콘솔 등 플라스틱 부품 매출이 증가한 카이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에어부산으로 485.9%를 기록한 국제여객운송 매출 증가에 힘입어 부산지역 매출 증가율 1위, 순위 상승 1위를 하면서 3년 만에 1000대 기업에 재진입했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에어부산이 진에어에 흡수·합병된다면 부산으로서는 전국 1000대에 들어간 핵심 기업을 잃게 되는 셈이다.
1000대 기업 내 부산 31개사의 전국순위 변동을 보면 19개사의 매출순위가 상승했고 12개사가 하락했다. 신규 진입 4개사 외에 순위 상승이 눈에 띄는 기업은 150계단 상승한 동원개발(832위▷682위), 70계단 오른 SNT모티브(520위▷450위), 65계단 상승한 HJ중공업(305위▷240위) 등이었다.
순위 하락이 가장 큰 기업은 337계단 하락한 에스엠상선(240위▷577위)으로 조사됐다.
2023년 전국 1000대 기업에서 부산기업의 위상은 여전히 낮았다. 부산은 2020년 르노코리아가 전국 순위 100위권에서 이탈한 이후 4년간 지역 내 100위 기업이 전무한 상황에서 100위 내 기업 88%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과 큰 차이를 보였다. 부산 기업 31개 중 과반이 넘는 19개사가 전국 순위 500위 밖이었으며, 2023년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이 3개사 증가했음에도 지역 전체 매출은 2022년 대비 0.4% 증가에 그쳐 외형적 증가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와 내수부진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역 기업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부산경제의 위상에 비해서는 1000대 기업 내 진입한 지역기업의 수가 부족하다”며 “지자체는 사업재편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을 확대하려는 지역 기업에 대한 정책지원과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촘촘한 기업 육성 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