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로 바뀐 첫눈, 지하철 연착까지…출근길 시민들 '혼란'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
지하철 일부 노선 연착도

“눈이 쌓일 줄은 몰랐는데,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어요.”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밤새 쌓인 눈과 지하철 일부 노선 연착이 겹치며 출근길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거리 곳곳에는 눈 치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만난 김모씨(40)는 “평소에 신림에서 여의도까지 30분이면 오는데 오늘따라 택시가 아예 잡히질 않았다”며 “결국 1시간가량 걸려 버스 타고 도착했다. 길이 막히는 것 같진 않았는데 기사님들이 천천히 운전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8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 시민들이 바닥에 쌓인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가운데 도보 도우미가 시민들의 안전을 살피고 있다. 심성아 기자

서울 노원구에서 종로구 종각역으로 출근하는 김희연씨(39)는 “눈 소식에 서둘러 나와서 오전 6시20분께 출발했는데, 그때는 계속 눈이 내리고 있어서 제설 작업이 안 된 것 같았다”며 “다들 일찍 나왔는지 사람이 너무 많아 버스를 한 대 보내고서야 겨우 탈 수 있었다”고 전했다.

1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김상민씨(35)도 “철도파업도 있는데 눈까지 온다고 해서 평소보다 20분 먼저 출근했다”며 “다행히 제가 올 때까지는 별다른 연착이 없었는데 이제부터 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지하철 일부 노선이 연착하면서 출근길 내내 발을 동동 구른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강남구 삼성역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은지씨(30)는 “오전 7시20분께 지하철을 탔는데 평소보다 승객이 배는 많았다. 게다가 평소보다 역마다 정차해있는 시간까지 길었다”면서 “늦어도 7시45분이면 도착하는데 오늘은 55분이 넘어서야 역사 밖으로 나왔다”고 토로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에서 2호선을 타고 강남구 삼성역에서 내린 직장인 김모씨(31)도 “지하철을 2대나 보내고 나서 겨우 탈 수 있었다”며 “역에 도착했을 때 스크린도어 앞에 줄이 길게 서 있었다”고 전했다.

27일 오전 8시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시민들이 얼어붙은 도로 위로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지은 기자

한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첫눈이 대설로 이어지자 대비 태세에 나섰다. 수도권과 강원 지역 대설 특보가 발효되자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3시부터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서울시도 전날부터 제설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이날 오전 7시부터는 자치구 및 유관기관과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해 인력 9685명, 1424대의 장비를 투입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골목길, 급경사지에 비치된 제설함에 제설제와 장비를 비치하기도 했다.

많은 눈이 내리면서 교통 통제도 잇따랐다. 서울 시내에는 오전 8시 기준 지하문삼거리~북악골프장 양방향 도로와 삼청터널 등 4개 도로가 통제 중이다. 목포~홍도, 포항~울릉 등을 오가는 74개 항로 96척의 여객선과 7개 국립공원도 통제됐다.

사회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사회부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사회부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사회부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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