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래기자
로봇이 ‘구인난’ 골프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충북에 있는 A 골프장 대표는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채용을 해도 1년만 채우고 그만두는 경우가 잦다. 골프장 경영에 있어서 정말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서빙하는 로봇을 3대 구입했다. 아직은 고객들이 로봇이 서빙하는 것을 어색해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골프장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전국 골프장이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수도권의 경우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다. 여전히 예약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지방은 다르다. 고객이 없어 비는 시간대가 생길 정도로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일을 그만두는 직원까지 자주 생기면서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지방 골프장은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로봇이 해결사로 등장하는 추세다. 청소로봇, 안내로봇, 배송로봇, 서빙로봇 등을 이용하고 있다. 로봇의 가격대는 다양하다. 청소로봇은 5000만원, 서빙로봇은 2000만원이면 쓸만한 것으로 구입할 수 있다.
로봇을 사용하면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클럽하우스를 청소하는 직원을 고용할 경우 최소 연봉 3200만원이 필요하다. 반면 청소로봇은 초기 구입 비용이 비싸지만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
청소로봇의 강점은 경제적이다. 골프장 업계에선 “로봇 1대가 사람 0.5명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하루 평균 약 500여평의 면적을 2시간에 걸쳐 완벽하게 청소한다. 5년 동안 누적 인건비를 최대 2억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 청결하게 관리가 돼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습식 및 건식 청소, 쓸기, 걸레질까지 4개 청소 기능을 갖췄다. 자율주행 기술로 다양한 재질의 바닥에서 운행할 수 있다.
청소로봇은 오염된 곳을 스스로 발견해 쾌적한 환경을 만든다. 골프장 클럽하우스 외에도 레스토랑, 숙박 시설 케어도 할 수 있다. 라운드를 마친 고객이 남기는 흙, 먼지 등을 완벽하게 제거한다. 장애물과 사람 있으면 알아서 피한다. 사람이 기피하는 일을 로봇이 처리한다.
로봇은 사람과 달리 업무 시간 외에 24시간 운행 가능한 장점도 있다. 충전이 스스로 필요하면 충전장소로 이동한다. 전용 앱을 통해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청소 효과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고장이나 유지보수 진행 중에도 로봇 상태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많은 골프장이 AI에 힘을 쏟고 있다. 미래를 위한 대비다. 예약부터 체크인까지 앱과 키오스크로 해결한다. 비대면이다. 코스 관리엔 드론을 이용해 농약을 살포한다. 또 드론으로 코스를 스캔해 총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한다. 문제지역을 수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골프장에서 필요한 로봇까지 등장했다. 자유CC를 비롯해 세이지우드 홍천, 고창CC, 롯데스카이힐, 파인비치, 올데이 떼제베CC 등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유CC가 로봇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골프장이다. 2022년 1월 처음으로 도입했다. 로봇 사용의 안정화 시기다. 현재 청소로봇 2대, 배송로봇 1대, 서빙로봇 2대, 캐디백 운송로봇 1대 등 총 6대를 운영하고 있다.
김희곤 자유CC 운영팀 매니저는 "로봇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면서 "사람을 줄이려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로봇과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확실히 구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장의 업무량과 수행력 확실히 좋아졌다. 남은 인력은 다른 쪽으로 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업무 집중력도 높아진 것을 느낀다. 인력은 더 늘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골프장 로봇은 아직은 초창기다. 더 기술력이 발전해야 한다. 캐디로봇도 점점 보급되고 있다. 다만 국내 골프장의 경우 산악지형이 위치했다. 운행 시 안전성 등을 더 고려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김희곤 매니저는 "최신 버전이 아닌 청소로봇의 경우 자동문을 열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때 사람 도움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5~10년 뒤엔 골프장에 로봇이 완전히 정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