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90년생 CEO와 CJ의 빌드업

CJ그룹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1990년생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했다. CJ CGV 자회사 4D플렉스 최고 경영자(CEO)에 CJ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동갑인 1990년생 방준식 대표를 선임했다. 이 실장이 2021년 복귀한 뒤 임원직급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그를 경영리더로 승진시킨 뒤 '성과 중심의 인사 기조'의 연장선이다. 나이가 어리더라도 성과만 낸다면 임원, 나아가 대표 자리까지 맡길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CJ는 이 실장의 임원 승진 이후부터 차근차근 빌드업을 해 온 셈이다. 그러나 일관된 빌드업에서 부족한 것은 다름 아니라 인사 기조의 핵심인 '성과'다. 현재 CJ는 회사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으로 확보한 실탄은 식품 사업 경쟁력 강화에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최근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K-푸드 신규 공장 건설을 확정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기준 해외 식품 사업 부문 매출이 1조4031억원을 기록하며 5%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의 부진을 미주와 유럽에서 만회하면서다. 헝가리와 미국 신규 공장을 통해 해외 사업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해외 식품 사업은 이 실장이 직접 주도하고 있는 CJ의 핵심 사업이다. 이 실장은 2021년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을 역임한 후 2022년부터 해외 사업을 전담하는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았다.

판은 깔렸다. 남은 건 이 실장이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 실장은 공격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걸림돌도 사라졌다. 이 실장의 사업적 성공은 자신을 둘러싼 비판과 잡음을 모두 가라앉힐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CJ의 인사 기조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성과 위주의 연공서열 파괴 기조, 바이오사업부 매각 검토 그리고 식품 사업의 향배, 올해 CJ 인사를 다각도에서 바라보게 되는 배경이다.

유통경제부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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