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핵무기 사용 요건을 완화한 러시아에 대해 현재로선 비례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러시아의 핵 교리(독트린) 변경에 대한 질문에 "놀랍지 않다"며 이에 대응해 미국 자체의 핵 태세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새로 수정된 핵 교리 발표를 둘러싸고 한 발언에 불행히도 놀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크렘린궁은 무책임한 핵 수사와 행동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을 강압하고 위협하려 해왔다"며 "러시아의 무책임하고 호전적인 수사는 러시아의 안보를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러 대변인은 또 "이번 정책 변화는 러시아의 위선을 부각할 뿐"이라며 "러시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에게 가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공격을 실행하는 비핵 국가에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자체 핵 태세를 조정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며 "러시아에 호전적이고 무책임한 수사를 중단할 것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는 핵 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의 공격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핵 교리를 발표했다. 러시아와 동맹국의 주권,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전날 새벽 우크라이나는 사거리 300㎞의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러시아 본토로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