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원인턴기자
호신용 스프레이를 맞으면 돈을 주겠다는 구인 글에 예상외로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2살 여대생이 당근에 올린 알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내용에 따르면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호신용품(후추 스프레이) 체험해 보실 사나이 구함'이라는 구인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저는 스물두 살 여대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세상도 흉흉한데 밤에 길 가다 치한을 꽤 여러 번 만나서 아버지가 호신용품을 보내주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이게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간단히 테스트해 주실 사나이분 구한다"고 구인 목적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소 여대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싶다는 판타지가 있는 분이면 쌍방으로 이득일 것 같다. 정말 괜찮다고 생각해 하고 싶은 분만 지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와 함께 아르바이트비로 2만원을 제시했다. 이 글은 게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회수 1500회를 돌파하며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A씨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후기를 남겼다. 그는 "저는 그냥 반쯤 장난으로 남자한테 돈 주고 후추 스프레이 성능을 시험해 보고 싶었는데 여러분께 웃음을 준 것 같아 기쁘다"며 "더 큰 웃음을 드리기 위해 최종 지원자가 23명이었다는 사실과 실제 지원자 자기소개도 공유한다. 모든 여성분 안전하게 다니시라"고 전했다. A씨가 공유한 지원자 소개서에 따르면, 자신을 스물한 살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그런 판타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도 좀 궁금해서 해보고 싶다"며 "괜찮으면 여자친구에게 사주려고 한다. 뽑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원자는 "자신 있다. 범죄자 상황극 가능하고, 10분 거리에 살고 있다"면서 "빨리 후추 스프레이를 맞은 후 2만원을 받고 싶다. 돈이 급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제정신이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도 존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원자가 생각보다 많은 게 놀랍다" "세상엔 참 특이한 사람들이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후추 스프레이(페퍼 스프레이)는 호신용으로 개발된 스프레이로, 용기 안에 든 최루액을 분사시켜 위험한 상황에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용도로 사용된다. 보통 캡사이신이 첨가되며 액체를 얼굴에 맞을 경우 호흡곤란과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