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끝장회견 숨죽여 지켜보는 與…한동훈·추경호도 침묵

與지도부, 최고위서 尹회견 언급 안 해
당내서 "사과해야"·"尹압박 말아야" 목소리
끝장 기자회견에 대한 우려도

국민의힘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끝장 기자회견의 내용에 대해 소속 의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견을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쇄신의 기회가 마련된다면 윤석열 정부 집권 후반기를 안정을 되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위기감이 더욱 고조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끝장 회견을 통해 또 다른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축하 및 한미동맹, 우크라이나 전쟁 참관단 파견 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거론을 삼갔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여당이 물밑에서 조언과 제안을 하고, 표면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를 삼가는 분위기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당 소속 5·6선 의원, 3·4선 의원들과 연쇄 간담회를 주재하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한 대표와 중진 의원들은 "대통령 담화가 국민에 겸허한 자세로 변화와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들을 전달할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의원들 개별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쇄신·변화 의지 표명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시간인 만큼 지켜봐야 한다' 등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분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친한계 의원인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외교활동을 하는데 부인과 남편의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는 더 이상 지났다. 많은 분들이 영부인의 외교활동이 우리 국력 수준에서 꼭 필수적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전면적인 대외활동 중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인적쇄신과 관련해서도 "민심이 돌아섰는데, 정책을 만드는 분들을 바꿔야 한다는 게 왜 보여주기식이고 인위적이라는 얘기들이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며 "방식을 바꿔야 결과가 달라지고, 방식을 바꾸기 위해 사람을 바꾸는 인적쇄신은 기본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친한계이자 국민의힘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 등 여러 의혹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설명하고 사과하길 바란다"며 "진솔한 설명과 사과가 없다면 앞으로 김여사 특검' 필요성이 여당 내부에서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중진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줄이고, 내부결속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권영세 의원도 전날 간담회 이후 '용산을 압박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날 간담회에서 오갔냐'는 질문에 "그것은 내가 평소에 하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회견이 잘 돼서 우리가 국민에게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방향으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다. 기다려야 할 때"라며 "담화 발표 이후 당정은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양식에 대해 끝장 토론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수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무제한 질문'을 받아 끝장 회견을 한다고 한다. 누가 건의했는지 몰라도 잘못된 건의"라며 "진솔하게 반발짝 더 나간 내용으로 철저히 준비해야 되지만, 지나친 자신감으로 무제한 질문, 끝장 토론 이런 거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새로운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정치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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