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기자
고려아연이 보유 중인 ㈜한화 지분 매각과 호주 자회사 대여금 조기 상환으로 약 542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우호적 관계도 재확인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6일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에 따르면 양사는 기존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의 주식 7.25%(543만6380주)를 한화에너지에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주식매매대금은 약 1520억원이다.
이번 거래로 두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됐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최근 자사주 공개매수로 늘어난 차입금 부담을 줄이고, 한화는 김 부회장 등 그룹 대주주의 그룹 지분을 대폭 늘렸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14.90%에서 22.16%로 증가했고, 이로써 한화그룹 대주주의 ㈜한화 지분율은 55.83%로 커졌다.
아울러 한화그룹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그대로 갖고 있겠다는 방침이어서 양사 경영진들의 우호 관계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수소 가치사슬을 비롯해 탄소포집 시설 건설 및 구축 사업, 해상풍력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의 풍력발전 사업, 광산 관련 자원개발 등 양 사간 사업 시너지를 위한 협업을 보다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을 당시 한화그룹은 "공개매수로 인해 경영권 분쟁 상태가 장기화 될 경우 사업협력의 성공 가능성과 지속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고려아연과의 사업협력 관계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달 중 호주 자회사에게 대여해줬던 자금 약 3900억원의 조기 상환도 추진한다. 이는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통해 결의된 내용으로,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로부터 대여금을 상환 받고, 이를 채무보증으로 전환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이렇게 확보한 약 542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개매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