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지난달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노동조합 지회장이 술자리에서 20대 인턴사원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부산 남부경찰서는 공공기관 노동조합 지회장 40대 A씨를 특수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0일 부산 남구의 한 식당 술자리에서 20대 인턴사원 B씨의 머리와 목덜미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MBC가 공개한 영상에는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지던 A씨가 갑자기 땅바닥을 가리키며 맞은편에 앉은 B씨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곧이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든 A씨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B씨의 머리를 신발로 밀쳤다. B씨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술자리 도중 B씨에게 가게 바닥에 머리를 박는 자세를 요구했다. B씨가 이를 거절하자 격분해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
A씨의 폭행은 식당 밖에서도 이어졌다. 식사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온 A씨는 옆자리에 앉은 B씨의 손과 머리를 담뱃갑으로 내려쳤다. A씨는 손바닥으로 머리를 내려치는 등 폭행을 이어가며 “어쩌라고. 신고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피해자 B씨는 같은달 11일 경찰에 노조 지회장을 고소하고, 20일 소속 기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조사에서 지회장은 “술 취해 통상 남자들끼리 하는 스킨십 수준”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경찰은 A씨를 상대로도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업재해 인정 사건이 최근 5년 새 9배로 증가했다.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재 인정 건수는 2019년 20건에서 2020년 72건, 2021년 131건, 2022년 138건, 2023년 185건으로 매년 늘었으며 올해 1~8월에 129건에 달했다. 이를 못 견디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29건(산재 인정 16건)이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