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손실' 후폭풍…'ETN 3위' 신한證 사업에 영향

'코리아 밸류업 TR지수' ETN 준비 중
지난달 '1300억 손실 사태'에 잠정중단
금감원 LP 검사 등 영향 추정

신한투자증권 본사.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업계 3위 사업자인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1300억 선물매매 손실 사태'에 따른 후유증을 앓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부서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업무를 담당해왔던 터라 LP 역할이 필수인 ETN 업무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와 '코리아 밸류업 TR(Total Return)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하기 위해 상장예비심사 신청서 제출에 앞서 사전협의를 진행해왔지만, 지난달 사태가 발생 이후 상품 출시 준비를 중단했다. ETN은 기초지수와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시장에선 ETN 시장점유율이 높은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이 밸류업 ETN 상품을 출시하며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투자증권이 상품을 출시하지 않으면서 밸류업지수를 추종하는 13개 ETP(ETF 및 ETN) 상품 중 ETN 상품은 삼성증권의 '삼성 코리아 밸류업 TR ETN'만 포함됐다. 신한 측에서도 삼성과 비슷하게 10년 만기의 TR 지수 추종 상품이 나올 것으로 추정됐었다.

신한투자증권 내 ETF LP 부서와 ETN LP 부서는 별도 그룹에 속해있지만, 금융감독당국이 ETF LP 부서를 중심으로 전사 대상 검사에 착수하면서 함께 영향을 받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신한투자증권의 홀세일그룹 산하 국제영업본부의 ETF LP 부서에서 A직원이 본래 목적과 관계 없는 장내 선물매매로 1357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LP 업무 자체도 마비됐다. 문제가 발생한 부서의 상위 조직장인 유성열 홀세일그룹 대표와 임태훈 국제영업본부 본부장은 지난달 중순 보직 해임됐다.

ETN은 ETF와 마찬가지로 유동성 공급이 필수적이다. LP는 금융상품에 대한 매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매도와 매수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주는 시장 참가자 역할을 맡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내 시장에서는 ETN 발행사인 증권사가 LP 업무도 겸하기 때문에 대형사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한은 이번 사태로 LP 업무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많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ETN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10월 말 기준 국내 발행사 중 ETN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증권(15.48%)이며 그 뒤를 메리츠증권(14.45%), 신한투자증권(13.78%), 한국투자증권(12.72%), NH투자증권(12.27%) 등이 바짝 쫓고 있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중징계를 예고한 상태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 부문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신한투자증권에 대해 "리스크 또는 컴플라이언스 쪽에서 제어하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수평적으로도 통제가 안 된 것"이라며 "수직적 통제와 수평적 통제가 동시에 일어난다면 이건 회사의 치명적인 설계 운용상 문제점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