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원 나선 헤일리 '완벽하지 않아도 더 나은 선택'

[美 선택 2024]

미국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막판까지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11·5 대선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완벽하지는 않아도 더 나은 선택"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공화당 소속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그의 정책은 마음에 들지만, 어조, 과도한 모습에 꺼림칙함을 느낀다면 지난 4년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비용을 생각해보라"며 "분명히 트럼프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먼저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에 대한 엇갈린 견해를 (동시에) 갖고 있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한 일의 대부분을 좋아하고, 대부분의 정책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의 어조를 싫어하고 2021년1월6일과 같은 과도한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들 그룹이 전직 대통령(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그룹에 대해 나는 트럼프만이 투표용지에 올라와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겠다"며 "이번 대선은 트럼프에 대한 국민투표가 아니다. 그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사이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나는 트럼프의 의견에 100%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트럼프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리고 해리스의 의견에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4년 전보다 음식, 휘발유, 보험, 공과금 등 미국인들이 지불해야 하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가격이 뛰었다며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바이든-해리스 어젠다의 직접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규모 국가부채를 지적하며 "대통령으로서 해리스는 미국의 재정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캠프측에서 공세를 펼쳐온 남부 국경 문제를 두고도 "우리의 가장 시급한 안보 보안 위협이다. 바이든과 해리스가 상황을 극적으로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위기 등을 언급하며 "바이든-해리스 어젠다가 세상을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며 "이들이 실패가 4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우리에게 가져다준 세상"이라고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세금을 낮게 유지하고 낮춰야 한다는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미국의 에너지 확대로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을 언급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러시아는 다른 나라를 침공하지 않았고, 이란은 따라오고 있었고, 중국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심각한 압박을 받았고, 우리의 남부 국경은 훨씬 안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이 더 나은지, 상대의 정책이 더 나은지의 문제"라며 "분명히 트럼프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고는 미 대선이 막판까지 초박빙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돼 눈길을 끈다. 단 한표가 시급한 상황에서 공화당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헤일리 전 대사의 지원사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하지 않았던 보수층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현지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자 일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해리스 부통령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해리스를 위한 헤일리 유권자(Haley Voters for Harris)'라는 정치 활동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 확인됐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내 주류는 물론, 중도층 유권자 사이에서도 선호가 높은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 연령(50대), 성(여성), 인종(인도계), 종교(시크교) 등의 측면에서 확장성을 갖고 있어 한때 공화당 및 보수층 내 반(反) 트럼프 인사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날선 공방을 벌였던 그는 사퇴 시 트럼프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이후 올해 4월에서야 지지 입장을 밝혔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울 준비가 됐다고도 언급했으나 현지 언론들은 헤일리 전 대사가 유세에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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