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 상황 어려워 취임식 참석 않기로"
박정하·한지아·권성동 모두 불참키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았지만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불참 이유는 "국내 정치 상황이 어려운데 다른 나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최근 트럼프 측 인사로부터 취임식 초청장을 받았다. 그와 함께 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정하 의원과 수석대변인을 지낸 한지아 의원도 취임식에 함께 초청받았으나 이들 모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16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한 달 가까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7일 한 전 대표의 공식 팬 카페인 '위드후니'에 전날 서울 강남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그를 봤다는 내용의 글이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사진 속 한 전 대표는 단정한 검은색 코트를 입고 미소를 띤 채 음료를 주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해당 목격담을 올린 글 작성자는 "대표님 표정이 편안하게 보이고 살이 오른 것이 좋아 보여 다행"이라고 썼다.
이러한 가운데 한 전 대표의 '1월 복귀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당 대표직 사퇴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활동하지 않았는데, 지난달 27일 송영훈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이달 25일부로 당 대변인직에서 면(免)되었다"는 소식을 전한 SNS 게시물에 "고맙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아 조만간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어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에도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SNS에 "한 분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소방 당국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다만 친한계 내부에서는 '1월 복귀설'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그가 은둔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6일 친한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전격 시사'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1월 정치 활동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한 대표와) 소통은 하고 있지만, 본인이 언제 어떻게 나오겠다고 밝힌 것은 없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는 어쨌든 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그냥 은둔해서 지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전 최고위원은 13일에도 YTN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대표는 정치를 그만둔 적은 없다"며 "잠시 뒤로 물러나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았지만 불참하기로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초청장을 받고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한국 정국이 불투명하고 엄중한 시기에 원내대표가 자리를 비운다는 게 의원과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조금 전 취소했다"고 말했다.
취임식에는 국민의힘 나경원·김대식·조정훈 등 일부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취임식에 초대된 인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대표로는 조현동 주미 대사 부부가, 재계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고 전해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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