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온라인에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게재한 한 의협 회원을 고소했고, 이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1억원의 현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임 회장 측은 애초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24일 '의학신문'은 임 회장이 의협 회원인 A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A씨는 앞서 의사 커뮤니티 '메디게이트' 익명게시판에 임 회장을 비판하는 댓글을 게재했는데, 이와 관련해 서울 마포경찰서로부터 진정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게재한 댓글 내용에 대해 "의협 회원으로서 전공의를 지원하기로 한 회비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물었을 뿐"이라며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후 A씨는 임 회장과 만났고, 임 회장은 당시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현금 1억원(5만원권으로 직접 전달)을 요구했다고 한다. 또 만남 이후에도 임 회장 측은 여러 차례 A씨에게 합의금 독촉 연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임 회장 측은 애초 A씨로부터 합의금을 받을 생각이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매체에 "그와의 만남에서 사과문을 받았는데 잘못했다는 자백을 받기 위한 증거확보용"이라며 "합의금 1억원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나, 1억원이라는 거액의 합의금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수용 불가한 요구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협 측은 연합뉴스에 "고소해도 벌금 50만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임 회장은) 처벌불원서를 써주지 않기 위해 그리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A씨는 일반 회원이 아닌 시도의사회 임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의협 내부에서는 임 회장에 대한 불만 의견이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9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임 회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임 회장 탄핵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앞서 조협근 의협 대의원회 부산시 대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의원 103명이 임현택 의협 회장 불신임 및 비대위 구성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협 정관상 제적대의원 4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의장은 임시총회를 개최해야 하며, 회장 불신임은 제적대의원 3분의 1 이상 동의하면 발의할 수 있고,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