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신기록 행진…은값도 12년 만에 최고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여파다. 국채 금리 급등세와 강달러조차도 금값 랠리를 멈춰 세우지는 못했다. 은값 역시 동반 상승하며 1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장 대비 0.32% 오른 온스당 2738.9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2750달러 선도 돌파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스폿 시장에서도 금 현물은 장 초반 온스당 2740.37달러를 찍었다가 이후 국채 금리 급등 등의 여파로 2720달러대로 밀렸다.

통상 국채 금리가 뛰거나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금 수요가 줄어들며 금값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랠리 자체를 멈춰 세우진 못했다. 솔리타 마르첼리 UBS 아메리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랠리에도 불구하고 금의 헤지 특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금값 랠리 배경으로는 단연 중동 정세 악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올 들어 본격화한 주요국 금리 인하, 중앙은행의 기록적인 금 매수 등도 금값을 밀어 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CNBC는 "골드바 가격은 올해 31% 이상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여러 차례 경신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부터 안전자산 수요까지 금을 위한 퍼펙트 스톰 상황이 조성된 덕분"이라고 전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은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금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대표적 피난처이자 금리 하락기에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분류된다. 스톤X의 로나 오코넬은 "금값은 불확실성이 심할 때 오른다"면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중기 대외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값도 동반 상승세다. 이날 은 선물은 장중 3% 이상 상승하며 온스당 34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는 2012년 말 이후 최고치다. JP모건은 "은이 금에 비해 저평가돼있다"면서 향후 은값이 온스당 45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티리서치 역시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금값, 은값 전망치를 상향했다. 3개월 금값 전망치는 기존 온스당 2700달러에서 2800달러로 상향하고, 6~12개월 금값 전망치는 3000달러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6~12개월 은값 전망치는 기존 38달러에서 4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중국 실물 소매수요가 약화하고 있음에도 금과 은이 매우 좋은 성과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이러한 상향 조정 배경으로 미국 노동 시장 악화, Fed의 추가 금리 인하, 현물 및 ETF 매수 등을 꼽았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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