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사상 첫 방심위 단독 국감…류희림 위원장 자격 두고 충돌

민원 사주 의혹 둘러싸고 여야 말싸움
여야, 디지털 성범죄 대비책 마련 촉구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 등을 다루기 위해 사상 최초 방심위 단독 국정감사를 열었다. 야당은 류 위원장의 선출 과정 자체가 적법하지 않았다면서 위원장이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했다. 여당은 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야당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회 과방위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심위 대상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방심위 단독 국정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방위는 지난 7일 방심위 국정감사를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류 위원장 등이 청문회에 불참하면서 방심위 국정감사를 단독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야당은 류 위원장의 선출 과정에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 7월 5인 호선으로 6기 방심위 위원장으로 호선됐다. 방심위는 기존대로라면 9명으로 운영돼야 한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류 위원장을 '류희림씨'라고 칭하면서 "류씨 앞에 놓인 명패를 치워달라"며 "위원회 구성의 입법 취지는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것인데 류씨를 위원장으로 만든 위원회에 야권 추천 인사가 한 명이라도 있었느냐"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2인 체제나 3인 체제가 불법이라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마라"며 "(야당이) 불법의 원인을 제공하면서 책임을 지지 않고, 민생 문제는 산적해 있는데 발목만 잡는다"고 말했다.

야당과 류 위원장이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야당은 류 위원장의 셀프 민원 사주 의혹을 지적했다. 류 위원장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인용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가짜뉴스 심의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민원 사주의 가장 큰 수혜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류 위원장을 윤 대통령의 머슴으로 비유했다. 이에 류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머슴이라고 하는 건 지나친 표현"이라고 반발하자 이 의원은 류 위원장의 답변을 더 이상 듣지 않겠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도 화두였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지난해 11월26일 A 방심위 통신심의국장에게 인터넷 언론 서울의소리가 공개를 예고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영상에 대해 통신심의 긴급안건 상정 처리를 지시했다. 긴급안건 상정 처리는 유튜브 영상의 접속 차단을 의미한다는 게 한 의원 측 설명이다. 한 의원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영상 심의 등을) 중대하게,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나"고 묻자 류 위원장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은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는 방심위를 상대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최근 1020세대를 중심으로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지인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이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여야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방책 마련을 지시했다. 방심위는 올 1~7월 총 4만2407건의 디지털 성범죄물에 시정 요구를 했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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