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삼성 '31년만에' 한국시리즈 격돌…용호상박 김도영 vs 구자욱

'리그 씹어먹은' 타이거즈 김도영
'개인 최고성적' 라이온즈 구자욱
1993년 MVP 이종범처럼 '기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21일부터 2024 프로야구 패권을 놓고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KBO리그 통산 최다 우승(KIA 11회(전신 해태 9회 포함)·삼성 8회) 1, 2위에 빛나는 두 팀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 격돌은 1993년 이후 31년 만이다. 두 팀의 포스트시즌 맞대결 자체가 31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1993년 한국시리즈 맞대결 이후 두 팀은 플레이오프 등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한 적이 없다.

1993년 한국시리즈는 많은 이야기를 낳은 명승부로 회자된다. 이종범(KIA)과 양준혁(삼성)이라는 두 괴물 신인의 맞대결, 1984년 이후 9년 만에 나온 한국시리즈 7차전 승부(4승1무2패 해태 우승), 삼성 투수 박충식의 15회 181구 완투(3차전) 등으로 기억되는 시리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1993년 한국시리즈와 닮았다. 1993년 정규리그 1, 2위가 올해와 마찬가지로 해태, 삼성이었고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993년 삼성이 팀 홈런(133개) 1위였다는 점도 올해(삼성 1위 185개)와 똑같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 제공=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사진 제공= 연합뉴스]

올해 한국시리즈는 10살 터울 김도영(21)과 구자욱(31)의 맞대결로 뜨거울 전망이다. 둘은 올해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였다.

김도영은 올해 데뷔 3년 차. 기대를 한껏 받고 데뷔한 2022년 고전했으나, 2년 차였던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고, 3년 차인 올해는 그야말로 리그를 씹어먹었다. 김도영은 올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3위), 189안타(3위), 38홈런(2위), 109타점(7위), 143득점(1위), 40도루(4위), 장타율 0.647(1위), 출루율 0.420(3위)을 기록했다. KBO리그 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 기록을 아쉽게 놓쳤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예약해 둔 상태다.

김도영이 없었다면 올해 정규리그 MVP는 구자욱의 차지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0번째 시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남겼다. 129경기에서 타율 0.343(4위), 169안타(8위), 33홈런(5위), 115타점(4위), 92득점(9위), 13도루, 장타율 0.627(3위), 출루율 0.417(4위)을 기록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썼다.

김도영과 구자욱은 각각 팀의 연고지인 광주와 대구가 고향이어서 팀을 대표하는 상징성도 강하다. 구자욱은 올해 팀의 주장이기도 했다.

김도영과 구자욱 모두 1993년 한국시리즈에서의 이종범처럼 활약하기를 희망한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1993년 정규리그 신인왕을 양준혁에게 내줬지만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마지막에 웃었다.

양준혁은 1993년 정규리그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0.341), 출루율(0.436), 장타율(0.598) 3개 부문 1위에 오르고, 홈런(23개), 타점(90개) 부문에서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7경기에서 타율 0.160으로 부진했다. 장타 하나 없이 단타 4개만 쳤고 2타점만 올렸다. 반면 이종범은 정규리그 126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0, 133안타(2위), 16홈런(4위), 53타점, 85득점(1위) 장타율 0.432, 출루율 0.331로 활약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펄펄 날았다. 한국시리즈 7경기에서 타율 0.310, 2루타 3개 포함 9안타를 쳤고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도루를 7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김도영이 처음 경험하는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정규시즌만큼 활약하는 강심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올해 3년 차지만 동성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김도영의 나이는 21세에 불과하다. 이종범이 첫 번째 한국시리즈에서 활약했을 당시에 비해 나이가 어리다. 이종범은 건국대를 졸업한 뒤 프로에 입단했고 1993년 당시 나이는 23세였다.

삼성 구자욱은 프로 첫 해였던 2015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구자욱은 2012년 삼성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지만 곧바로 상무 야구단에 입단해 병역 의무를 수행, 2015년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015년 당시 삼성은 최강팀이었다. 2011년부터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년 연속 우승을 구가하던 중이었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5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렸지만 시리즈 개막 직전 선수단 원정 도박 사건이 드러났고 주축 투수였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 결국 삼성은 1차전 승리 뒤 내리 4연패 하며 두산 베어스에 우승을 내줬다.

당시 구자욱은 2차전에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했고, 3차전부터 1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그는 4경기에서 타율 0.267, 4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구자욱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지만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의 첫 번째 한국시리즈이기도 하다. 2015년은 삼성이 대구시민야구장으로 홈구장으로 사용한 마지막 해다.

문화스포츠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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