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서비스 ‘숲’ 구독료 첫 인상...네이버 치지직과 수익화 경쟁

숲, 내달 13일부터 구독료 36% 인상
이용자 확대에서 수익화로 경쟁 '2R'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구 아프리카TV)이 2017년 구독제를 도입한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료를 인상한다. 이용자 증가 추세가 주춤해지면서 수익 고도화에 나선 것이다. 이용자 확보로 맞붙었던 네이버 치지직과 수익화 경쟁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숲은 다음 달 13일부터 구독 모델을 개편하고 구독료를 인상한다. 이에 따라 구독 서비스를 티어1, 2로 나누고 기존 서비스인 티어1 가격을 월 3300원(PC·웹 기준)에서 4500원으로 36.4% 올리기로 했다. 신설되는 티어2 구독제는 월 1만4500원으로 책정됐다.

구독 서비스는 이용자가 응원하는 스트리머에게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방송 시청 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광고 없이 방송을 보거나 방송 참여 인원에 상관없이 바로 입장하는 혜택 등을 준다.

구독료 차이만큼 스트리머 후원금이 늘어나고 이용자 혜택이 더해진다. 채팅창에 구독 세리머니를 원하는 시점에 노출하거나 스트리머가 설정한 티어2용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등 스트리머와 친밀도를 높여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숲이 구독료 인상에 나선 것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당초 숲은 인기 스트리머 확보와 콘텐츠 다양화에 집중했다. 올해 2월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트위치 이용자를 흡수하면서 새로운 경쟁자인 네이버 치지직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트위치 반사효과가 주춤해지자 수익 모델 고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숲 관계자는 "물가 인상 등을 반영해 구독료를 현실화하고 리브랜딩에 맞춰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리밍 시장 경쟁자인 네이버 치지직이 이미 비슷한 구독상품을 출시한 점을 감안하면 양측의 경쟁은 2라운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치지직은 올해 2월 티어1, 티어2로 나눈 구독 상품을 출시했다. 가격은 각각 4900원, 1만4900원이다.

그간 트래픽 확보에 집중했던 양사는 수익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치지직은 올해 들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200만명대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숲과 격차를 좁혔다. 애플리케이션(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를 보면 지난달 숲과 치지직의 MAU는 각각 236만명, 230만명으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치지직은 별풍선처럼 후원 재화 ‘치즈’를 도입하고 네이버 멤버십과 연계한 구독제를 추가했다. 지난 6월에는 중간 광고를 도입하는 등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 숲 매출 대부분은 스트리머 후원 ‘별풍선’이 포함된 플랫폼 부문에서 나온다. 지난 2분기 전체 매출 1065억원에서 플랫폼 부문은 827억원으로 78%를 차지했다. 이 중 90% 이상이 별풍선 과금이고 구독을 포함한 기타 비중은 미미하다. 매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구독 상품의 기여도를 올리는 게 필요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료 구독 모델 개편으로 매출 기여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트위치 이용자 유입이 마무리된 만큼 국내 이용자 풀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과금사용자당평균매출(ARPPU) 상승을 통한 매출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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