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소설가 권여선의 소설집 '각각의 계절'이 제39회 만해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고 창비가 2일 전했다.
만해문학상은 등단 10년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이의 최근 2년간의 한국어로 된 문학적 업적을 대상으로 후보작을 선정하고 시상한다.
심사위원단은 수상작에 대해 "독자를 한번도 실망시킨 적 없는 권여선의 소설이 더욱 깊고 섬세해진 작품집"이라고 평했다. 이어 "전체와 세부의 촘촘한 맞물림이 자아내는 이만큼의 밀도, 삶의 비평에 값하는 이만큼의 지적인 서사는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 소설집에서 재차 확인되는 작가적 역량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없었다"며 "시대와 관계성에 대한 통찰이 한층 깊어졌으며 언어는 더욱 섬세해졌다"고 상찬했다. 또 "한국문학에서 지금껏 자세히 들여다본 적 없던 어떤 중년 여성, 초로의 여성들이 각각의 얼굴과 각각의 목소리를 지닌 채 각각의 계절을 살아가는 모습을 정교한 솜씨로 그려냄으로써 장인다운 경지를 보여준 동시에 한 세대의 여성들이 고유하게 간직해온 잠복된 유토피아적 열망의 정동을 포착해낸 그의 소설집을 만해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심과 1, 2차 본심을 거쳐 본상 수상작이 결정됐다.
예심에서 시집 4종, 소설 4종 등 모두 8종의 본심 진출작을 선정했고 지난 8월12일 1차 본심을 통해 시집 2종, 소설 2종 등 모두 4종의 최종심 대상작이 가려졌다. 이어 9월9일 2차 본심에서 권여선 소설집 '각각의 계절'이 최종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본상 상금은 3000만원이며 올해 특별상 수상작은 선정되지 않았다.
소설가 권여선은 1965년 경북 안동 출생이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 숲' '안녕 주정뱅이' '아직 멀었다는 말' '각각의 계절', 장편소설 '레가토' '토우의 집' '레몬' 등을 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동리문학상, 김승옥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만해문학상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창비가 1973년 제정했다.
심사평 전문 및 수상소감은 11월 하순에 발간 예정인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겨울호에 실릴 예정이다. 시상식도 11월 하순에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