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원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시가행진을 주관했다. 육·해·공군·해병대, 주한미군 등 3000여명의 병력과 80여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서 국군 장병 여러분을 무한히 신뢰한다"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번 시가행진은 지난해에 이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구간까지 진행됐다. 행사는 국군군악대, 전통악대, 의장대의 퍼레이드 공연을 시작으로 거행됐다. 국군 의장대의 절도 있는 모습에 현장을 찾은 국민들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시가행진에 앞서 역대 최초로 호국영웅과 유족의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6·25참전용사인 류재식씨와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 등 카퍼레이드를 마친 호국영웅과 유족들이 축하 단상 앞에 도착하자 윤 대통령은 일일이 악수로 환영하고, 함께 단상에 올랐다.
이어 고정익 편대비행을 시작으로 오전 서울공항 기념행사에 참가했던 장비부대, 도보부대의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이번 장비부대 시가행진에는 특별히 장비를 운용하는 장병의 가족이 지상장비에 탑승해 함께 했다. 현장에 있던 많은 국민들은 행진하는 부대가 앞을 지나갈 때 박수와 환호로 국군장병들을 응원했다. 윤 대통령은 선글라스를 쓰고 장병들의 행진을 사열하며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장비·도보부대 행진 이후 단상에서 내려와 호국영웅, 초청인사, 국민들과 함께 광화문 월대까지 행진했다. 행진에는 대형 태극기가 함께했다. 6·25전쟁 당시 9·28 서울수복에 앞장섰던 해병대 2사단 고(故) 박정모 소대장의 손녀와 현 해병대 2사단 소대장 등이 대형 태극기를 함께 들었다.
윤 대통령과 대형 태극기가 광화문 월대에 도착하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기념 비행을 했다. 이때 대형 태극기는 풍선에 매달려 광화문 상공에 부양됐다. 대통령실은 "6·25전쟁 발발 이후 북한에 빼앗긴 서울을 1950년 9월 28일 해병대가 수복하고 태극기를 게양했던 서울수복을 재연하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국민들께서도 우리 군의 굳건한 안보 태세를 확인하고 마음을 놓으셨을 것"이라며 "국군 장병 여러분은 자유 대한민국의 든든한 토대"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덕분에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경제, 사회 활동을 하고 계신다"며 "저는 여러분의 땀과 헌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노력하시는 만큼 국가가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원과 처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시가행진은 블랙이글스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지난해 제75주년 국군의 날 계기로 10년 만에 열린 이후 올해까지 2년 연속 실시됐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2년 연속 열린 것은 전두환 정권 때 이후 4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시가행진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도 참가했다.
이날 참전용사와 후손들이 행사에 함께했다. 군에서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최병옥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해 장병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