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해외로 10% 이전할 수도'…유럽 車산업 경고등

유럽에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자동차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일각에선 향후 5년 안에 유럽연합(EU) 현지 생산량의 10% 이상이 해외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산업 매출은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7%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 측면을 보면 260만명이 자동차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는 EU 전체 제조업 고용의 8.5% 수준이다.

직·간접적 고용을 합치면 유럽 시민 1400만명의 일자리가 자동차 산업에서 나온다.

EU는 오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고 100%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현지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가격과 물량 공세를 퍼붓는 중국 제조업체들과 경쟁에서도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 9일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U 의뢰로 작성한 '경쟁력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가장 저렴한 모델의 유럽산 전기차가 저가 내연기관차보다 92% 비쌌다며 '가격 프리미엄' 문제를 지목했다. 중국산의 경우 가장 저렴한 전기차 모델이 내연기관차보다 오히려 8% 저렴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새로운 경쟁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자동차 산업 부문은 더 빠른 속도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안에 EU 현지 생산량의 10% 이상이 해외로 이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독일 제조업의 상징인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내 공장 폐쇄 가능성을 발표한 것은 유럽 자동차 산업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아우디의 전기차 공장도 앞으로 몇 년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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