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죠, 배터리]업계 나서고 여야 뭉쳤다…'글로벌 패권 탈환'

22대 국회 '이차전지 포럼' 출범

편집자주'보죠, 배터리'는 차세대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을 들여다보는 연재물입니다. 배터리 제조 생태계를 차지하려는 전 세계 정부·기업의 기민한 움직임과 전략, 갈등 관계를 살펴봅니다. 더 안전하고, 더 멀리 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독자, 투자자들의 곁에서 배터리 산업의 이해를 보태고 돕는 '보조' 기능을 하려고 합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배터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 국회의원 15여명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배터리 3사 등 이차전지 업계 임원 수십명이 한데 모였다. 국회 차원에서 여야가 처음으로 하나로 뭉쳐 이차전지 산업을 지원하는 '이차전지 포럼'의 창립총회 자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과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대표를 맡았다.

'이차전지 포럼' 공동 대표인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포럼 창립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날 총회를 주관한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앞으로 2~3년이 글로벌 이차전지 패권 경쟁의 승부가 결정되는 골든타임"이라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정책 지원이 중요한 시점에 입법과 정책 제안을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이차포럼 포럼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포럼은 여야 국회의원 15명과 이차전지 셀 제조사 5개, 소재·부품·장비업체 16개, 재제조·재활용업체 2개로 구성된다. 기업들은 이차전지 생태계 현안 등 정책 반영에 필요한 사항들을 공유하고, 의원들은 현장 목소리를 듣고 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포럼은 ▲사용 후 배터리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등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 ▲차세대 이차전지 R&D ▲정책금융 ▲인력양성 ▲에너지저장장치(ESS) 육성 등 이차전지 산업 전주기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연구한다. 또한 ▲이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집중 지원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등을 위한 지원 방안을 강구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현장 축사에서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이차전지는 성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전략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우리 기업들이 사력을 다해 목숨을 걸고 경쟁할 때 국회가 나서야 하고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포럼 연구책임의원을 맡은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결국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 구분이 없다"며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치계와 학계가 함께 노력해야 미래 에너지 산업인 이차전지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안덕근 장관은 "이차전지 산업이 위기 속에 있지만 거친 파도가 유능한 뱃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지금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라며 초격차 기술 개발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유럽연합(EU) 배터리법에 업계 의견 관철, 첨단산업특화단지 중심 투자 인센티브 확대 등 세 가지 주요 지원책을 약속했다. 안 장관은 이어 "지속 가능한 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Baas) 등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사용 후 배터리 산업 육성법' 통과가 필요하다"며 법안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조만간 지난해 업계에서 제출한 사용 후 배터리 지원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포럼' 창립총회에서 박진원 LG에너지솔루션 커뮤니케이션센터장 겸 최고리스크담당자(CRO)가 회원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터리산업협회]

업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진원 LG에너지솔루션 커뮤니케이션센터장 겸 최고리스크담당자(CRO)는 현장 인사말에서 "이차전지 위기는 우리 세대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에게도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국회 지원은 해외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크나큰 힘"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대한민국이 이차전지 산업 글로벌 패권을 되찾는 데 앞장서서 국가 경제력을 높이는 것으로 보답 드리겠다"고 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포럼' 창립총회에서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총괄이 회원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터리산업협회]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총괄은 "선진국들은 자국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규제 완화와 지원책을 만들어 지원하고, 중국은 보조금을 통해 핵심 광물 분야를 장악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김 총괄은 "다양한 정책 연구와 입법 활동을 통해 이차전지 전문 인력 양성, 보조금 지급 등 기업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현안을 선제적으로 해결해주시길 기대한다"며 "개선 대책을 검토하실 때 필요한 모든 사항을 기업이 앞장서서 지원하겠다"고 했다.

산업IT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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