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연기자
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가 전기차에 배터리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차주에게 문자로 알려주는 기술을 적용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시작된 화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차주들이 안전한 전기차를 탈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이 기술은 현재 현대차·제네시스 전기차에 적용됐으며 기아는 다음 주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15일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포함)는 전기차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특히 최근 개발된 미세·순간 배터리 단락 감지 소프트웨어(SW) 기술이 배터리 화재 사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신차에 적용하는 한편 이미 판매된 전기차에도 연말까지 업데이트를 통해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한다.
이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는 '배터리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통해 주행 또는 충전, 주차 중에도 실시간으로 배터리를 모니터링한다. 시동이 꺼져있을 때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주기적으로 배터리 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하게 살핀다.
BMS가 모니터링하는 항목은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이다. 여기에 최근 출시된 차량에는 미리 잠재적인 불량 셀을 잡아낼 수 있는 순간·미세단락 감지 기능까지 추가됐다.
BMS가 배터리에 문제를 감지하면 스스로 필요한 안전 제어를 수행하고, 위험 정도에 따라 차주에게 점검 안내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 알려준다. BMS가 진단한 이상 징후 데이터는 즉시 원격지원센터로 전송된다.
이에 더해 현대차·기아는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될 경우 관계 기관에 즉시 통보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원격 정밀 진단(물리·머신러닝 모델 활용)을 통합한 '온보드-클라우드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충전 시 발생하는 화재 위험도 크게 낮췄다. 현대차·기아는 "자사 전기차 가운데 과충전에 의한 화재는 단 한건도 없었다"며 "BMS가 충전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과충전을 원천 차단해 과충전에 의한 문제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과충전 방지 기술은 3단계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다. 1단계는 BMS와 충전 제어기가 충전 전류 제어를 통해 배터리가 충전량 범위 내에서 충전될 수 있도록 상시 관리한다. 2단계로는 만약 충전량이 정상범위에서 벗어날 경우 BMS가 즉시 충전 종료를 명령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3단계로 차량·배터리 제어기가 모두 고장난 상황에서는 물리적인 안전 회로가 작동돼 스위치를 강제로 차단한다.
BMS는 '셀 밸런싱(Cell Balancing)' 기술을 통해 배터리 셀 성능을 최적으로 유지한다. 배터리 팩 안에 수많은 셀 중에서 하나만 성능이 떨어져도 배터리의 전체 성능이 저하되기에, BMS는 셀 사이의 전압의 편차를 줄이는 밸런싱 제어를 수행한다. 또한 배터리 온도와 상태를 종합해서 배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출력을 수시로 계산해 제어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에는 연구 인력들이 15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돼있다"며 "전 세계 고객들이 안심하고 우리 전기차를 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안전 신기술 개발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