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독립유공자 후손 오찬…'자유·평화·번영의 대한민국 건설'(종합)

"유공자·후손 합당한 예우 누리도록 최선"
"자유 가치 지킨 선조 뜻 잊지 않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청와대 영빈관에 독립유공자 후손 10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자유의 가치를 지키며 발전시켜 온 선조들의 뜻을 절대 잊지 않고, 자유·평화·번영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국민이 자유로운 나라'를 꿈꿨던 독립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강조한 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립하고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를 지켰던 영웅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미래세대들이 자부심을 갖고 더 큰 대한민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튼튼한 토대를 만들겠다"면서 "영웅들께서 남겨주신 독립의 정신과 유산이 영원히 기억되고, 유공자와 후손들께서 합당한 예우를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 행사에는 광복절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 중인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 국가와 사회에 기여가 큰 특별초청 인사, 순국선열유족회 회원, 독립 관련 기념사업회 관계자 등 다양한 계층과 세대 인사들이 참석했다. 오찬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존경과 예우를 표하고,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이 마련했으며, '자유 대한민국은 독립영웅을 영원히 기억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특별초청 대상자로는 독립운동가 고 허석 선생의 5대손이자 2024 파리올림픽에 유도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허미미 선수가 참석했다. 허석 선생은 1918년 대구 인근에서 항일 운동으로 징역 1년을 받아 복역한 뒤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허 선수는 일본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이중국적자였으나, 한국 국가대표가 되기를 바라던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서 파리올림픽 유도 메달리스트인 허미미와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허 선수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독립유공자 후손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유도를 하게 돼 더 큰 자부심을 느꼈고, 더 열심히 훈련해서 LA올림픽에서는 애국가를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혀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날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오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미국, 중국, 카자흐스탄에서 온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직접 소개하면서 고국을 찾아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중앙아시아 방문에서 독립운동 후손들과 강제 이주한 동포 후손들을 많이 만나 좋은 공부를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광복절을 계기로 정부 초청으로 방한 중인 이들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들 30여명은 내일 개최되는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尹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이끌어갈 것"

대학에 재학 중인 독립유공자 후손 중 국가보훈부와 업무협약을 맺은 기업들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는 대학생들도 오찬을 함께 했으며, 윤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가문의 후손으로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격려했다.

또 독립유공자 후손이자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독립유공자 신광열 선생의 아들인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 독립운동가이자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선생의 손녀인 유일링 이사, 한기악 선생의 후손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 일제에 항거한 대표적인 저항시인 이육사의 외동딸 이옥비씨가 참석했다.

일제시대 대표적인 저항시인 이육사의 외동딸 이옥비 씨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소개 때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독립유공자인 증조부, 6·25전쟁 참전용사인 조부, 월남전 참전용사인 부친을 둔 공병삼 소방관, 독립유공자인 증조부와 월남전 참전용사인 조부를 둔 신은정 육군하사, 독립유공자인 외조부를 둔 이대호 경장, 외조부와 6·25전쟁 참전유공자인 부친을 둔 김민석 공군 준위 등 대를 이어 국가에 헌신한 후손들도 참석했다.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도 함께했다. 순국선열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전에 순국하신 분들을 의미하며, 순국선열유족회는 그 유족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순국선열유족회 이동일 회장은 인사말에서 서대문형무소 사형수인 독립운동가 이강년 선생의 증손이 이 자리에 와있다고 소개한 뒤 "순국선열들의 위패가 지금 협소한 공간에 모셔져 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순국선열들의 위패를 모실 새로운 공간 '독립의 전당' 사업을 진행해 곧 착공을 앞두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명노승 매헌윤봉길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재실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이미애 백초월스님선양회 대표, 정수용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 회장 등 독립운동 관련 기념사업회 대표들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오찬 메뉴로는 채소와 버섯, 두부를 으깨고 뭉쳐서 꽃으로 장식한 '꽃 두부선'과 '평안도식 어복쟁반', '어간장 쏨뱅이구이'와 '김새우전', '산채비빔밥'과 '건새우 아욱국'이 제공됐다. 디저트로는 태극기를 흔들던 애국선열들을 기리는 뜻에서 태극무늬 '솔잎 무스케이크'가 준비됐다.

오찬을 마친 윤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며 일일이 참석자들과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 전원과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한 뒤 행사장을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박수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치부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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