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에서 산 샌들·모자… 발암물질 범벅, 기준치 200배

해외직구 온라인플랫폼 의류잡화·용기 등 검사
샌들에서 프탈레이트계가소제 최대 229배 검출
네일제품 디옥산 국내 기준 최대 3.6배 초과
유해물질 검출 제품 판매 중지 및 접근 차단 요청

알리, 테무, 쉬인 등 해외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샌들과 모자에서 기준치의 200배가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장시간 피부와 닿는 제품들이 많아 소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서울시는 8월 3째주 해외직구 온라인 플랫폼 판매제품 144건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 샌들과 모자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계가소제(DEHP)와 폼알데하이드가 초과 검출되는 등 총 11건 제품이 국내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준 초과 제품검사 결과.[자료제공=서울시]

이번 검사는 7월 12일부터 8월 9일까지 약 1개월간 검사한 결과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외부 전문기관 3개소(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FITI 시험연구원, KATRI 시험연구원)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를 완료한 제품은 총 144건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에서 판매 중인 식품용기 94건, 화장품 13건, 샌들·모자 28건, 위생용품 9건 등이다. 검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다수 제품 검사를 위해 일부 항목만 검사하는 '유해 항목 선별검사'와 국내 기준에 명시된 모든 항목을 검사하는 '전 항목 검사'로 구분해 진행했다.

검사 결과, 이들 플랫폼에서 판매한 샌들 4개 제품과 모자 3개 제품이 국내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 샌들에서는 프탈레이트계가소제(DEHP, DBP, BBP) 성분이 국내 기준치(총 함유량 0.1%)의 최대 229배를 초과한 22.92%가 검출됐다. 모자에서는 폼알데하이드 함유량이 국내 기준치(300mg/kg)의 최대 2배를 초과한 597mg/kg이 검출됐다. 특히 샌들에서는 프탈레이트계가소제 뿐만 아니라 니켈 용출량이 국내 기준치의 2~9배를 초과하거나 납 함유량이 1.2~11배를 초과한 제품이 있었다.

프탈레이트계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수 감소·불임·조산 등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DEHP의 경우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가능물질(2B등급)로 분류하고 있다. 폼알데하이드 또한 호흡기 질환, 신경계 문제 등을 일으키는 유해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 노출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발암물질(1등급)로 분류됐다.

알리에서 구매한 알루미늄 재질 냄비 2건에서도 니켈 용출량이 국내 기준치(0.1mg/L)의 2배를 초과한 0.22~0.23mg/L이 검출됐다. 식품용기의 경우 지난 7월까지 검사에서도 법랑 그릇 6건에서 카드뮴과 납 용출량이 국내 기준을 초과한 바 있다.

네일 제품(매니큐어)의 경우 쉬인에서 판매한 제품 2건에서 국내 기준치(100㎍/g)의 최대 3.6배가 넘는 '디옥산' 363.2㎍/g과 국내 기준치(0.2%)의 1.4배를 초과한 '메탄올' 0.275%가 검출됐다. 디옥산은 화장품 재료를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인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물질(2B등급)이다.

이번 검사 결과 국내 기준을 초과하거나 맞지 않는 11개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과 해외 온라인 플랫폼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해 상품의 접근을 차단할 예정이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번 안전성 검사결과 국내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가죽샌들, 모자 등 신체에 직접 접촉되는 제품인 만큼 시민들은 검사결과를 참고해 제품 구매 등에 각별한 주의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회부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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