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박태준(20·경희대)이 우리나라 선수 최초로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 골드' 수모를 겪은 한국이 종주국의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박태준(세계 랭킹 5위)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비이잔·26위)를 상대로 기권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과 함께 몸통을 맞춰 선제 득점한 박태준이 초반 거세게 몰아쳤다. 그런데 갑자기 라운드 종료 1분7초 전 마고메도프가 발차기 도중 왼 정강이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몇 분간 휴식한 마고메도프가 통증을 가라앉히면서 경기가 재개됐지만 처진 분위기를 뒤집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 차례 감점을 받은 후 몸통 공격을 연속으로 허용하는 내내 끌려가며 박태준에게 1라운드를 0-9로 내줬다. 라운드 종료 후 제대로 걷지 못해 코치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에서 내려온 마고메도프는 고통을 견디며 경기장으로 복귀하며 관중들의 박수를 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박태준은 봐주지 않고 2라운드에도 발차기 공세를 이어갔다. 어렵게 버티던 마고메도프는 1-13까지 점수 차가 벌어진 경기 종료 1분여 전 또 한 번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후 다시 일어나지 못한 마고메도프가 기권하면서 박태준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로써 박태준은 우리나라 최초의 남자 58kg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태권도 스타'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게 기존 최고 성적이었다.
우리나라 남자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도 무려 16년 만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 이후 처음으로 박태준이 시상대 꼭대기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한성고 재학 중이었던 2022년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된 박태준은 이번이 생애 첫 올림픽이다.
이는 우리나라 선수단이 파리올림픽에서 수확한 열두 번째 금메달이다. 하나만 더 추가하면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대회(13개)를 따라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