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남성의 음주도 태아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는 남성 음주가 태아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중국에서 50만쌍 이상의 부부를 비교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이 임신 전 술을 마신 경우 여성이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태아가 심장병이나 구개열, 소화관 이상 등 선천적 질병을 지니고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구개열은 음주한 남성의 자녀 16만4151명 가운데 105명에게서 발견됐다. 이는 남성이 술을 마시지 않은 경우보다 1.5배 더 높은 확률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선천적 심장병이 있는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 각각 5000명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남성이 임신 전 3개월 동안 하루 50㎖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 아동이 선천성 심장 결함이 있을 확률이 3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달에는 한 연구팀이 실험용 쥐에 알코올을 투여해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FASD)와 관련된 신체적 이상을 살폈다. 임신한 어미 쥐에게만 알코올을 준 그룹, 수컷 쥐에게만 알코올을 준 그룹, 부모 모두 알코올을 투여한 그룹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어미 쥐가 임신 중에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 새끼 쥐는 턱이나 치아 간격, 눈 크기, 눈 간격 등 이상 등 FASD 증상 중 일부를 보였다. 이는 FASD 증상인 수컷 쥐가 알코올을 섭취할 때 더 뚜렷했다. 또한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수컷 쥐의 얼굴 모양이 달라지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남성의 음주가 자녀에게 ‘예’와 ‘아니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술을 많이 마실수록 결과가 더 나빠지는 식으로 단계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남성보다 여성의 음주가 태아의 건강에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호주 시드니대학 소아과 의사 엘리자베스 엘리엇은 “여성의 혈중 알코올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 전달되는 만큼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얼굴 발달을 결정하는 뇌와 뇌 일부에 영향을 미치며 폐나 심장, 귀, 눈 등 모든 기관의 부정적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