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민선 7·8기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까지 홍보과장을 개방형으로 외부 인사가 맡았다.
그러나 민선 8기 2년을 넘기면서 서초구 홍보담당관이 사퇴하면서 25개 서울시 자치구에 홍보과장에 개방형 ‘0’ 시대를 맞게 됐다.
올해로 지방자치제 시행 29년이 되면서 자치행정에서도 홍보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강남 ·서초구 등 일부 자치구가 홍보과장을 외부 인사로 영입했다.
그러나 서울 자치구 공직 사회 폐쇄적인 성격 때문인 듯 외부 인사가 자리 잡기 쉽지 않다.
대부분 자치구 공무원들은 9급으로 공직에 들어온 후 한 자치구에서 30여년을 근무하면서 외부인들이 들어와 위치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민선 7기 강남구 정책홍보실장은 구청장 선거에 합류, 비서실장을 하다 후반부 홍보실장을 맡다 직원들과 소통 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후 사퇴했다. 이후 강남구는 정규직 공무원을 홍보실장으로 앉히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서초구도 전임 구청장 시절 Y씨를 영입해 홍보담당관으로 일하게 했으나 4년여 기간이 지나면서 지난달까지 근무하고 일반 회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서초구는 한 차례 공모 절차를 거쳤으나 응모자가 없었다. 이후 최예련 공동주택 과장이 발령이 났다.
외부인이 자치구 홍보과장으로 근무할 경우 내부 과장들과 인간적인 관계 형성이 쉽지 않은데다, 자치구 업무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질 수 있어 적응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일반직 공무원들에겐 4급(국장급) 승진이란 목표가 있으나 개방형은 그런 메리트가 없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구청장들은 기자 출신 등 홍보 전문가라고 영입하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다시금 과거 언론팀장 등을 역임한 일반직 과장을 발령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자치구 과장은 “외부인이 와서 자치구에서 적응하고 오래 근무한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직사회 전반의 외부인에 대한 배타 의식 등을 염두에 둔 풀이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서대문구에 이어 동대문구가 개방형 언론팀장을 두고 있다. 언론팀장은 과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5급(과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9급으로 들어와 25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데 한자리를 외부인에게 내준다는 것이 구청장으로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