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고령화탓?…韓, 金 목표 확 낮춰[파리올림픽]

금메달 최소 5개 목표
선수단 규모 서울 올림픽의 3분의 1이하
구기종목 여자 핸드볼만 출전권 획득
1980년대 이후 최악의 성적 예상도

대한민국의 2024 파리하계올림픽 전망은 썩 밝지 않다. 도전 자격을 얻은 선수 수부터 크게 줄었다. 파견하는 인원이 144명에 불과하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 쉰 명을 파견한 뒤로 가장 적다. 여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단 관심을 끌 수 있는 단체 구기 종목 출전이 확 줄었다. 출전권을 획득한 종목이 여자 핸드볼뿐이다. 인기가 높은 축구와 농구, 배구 등은 모두 파리행이 불발됐다. 선수단 규모가 대폭 줄어든 원인이다. 다른 종목에서도 경기력이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 불참한 우리나라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 210명을 파견했다. 1988년 서울 대회에는 477명을 내보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그 뒤 꾸준히 200~300명대를 투입해왔으나 48년 만에 100명대 선수단을 파견하게 됐다.

이에 따라 노릴 수 있는 메달 수는 예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 여섯 개를 따내 메달 순위 10위(이하 금메달 수 기준)에 올랐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는 금메달 열두 개로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2개로 7위,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금메달 일곱 개로 10위를 차지했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12위(금메달 8개)로 밀린 우리나라는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10위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금메달 아홉 개를 따내 9위를 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금메달 열세 개로 7위,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금메달 열세 개로 5위를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금메달 수가 아홉 개로 줄었으나 메달 순위 8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1년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 여섯 개에 그쳐 16위로 급락했다. 똑같이 금메달 여섯 개를 따낸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보다 부진한 성적이다. 은메달 수가 당시보다 두 개 줄어든 네 개에 머물렀다. 37년 만에 메달 수와 순위에서 모두 역대 최저 성적을 기록했다.

최근 올림픽 성적이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이 늙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림픽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20대 인구가 줄고 있다. 예를 들어 올 7월 기준 20대 인구는 607만명이다. 이 숫자는 2008년 726만명에 달했다. 또 1988년 중위연령은 25.9세였다. 중위연령은 나이대로 줄을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 오는 사람의 나이다. 현재 중위연령은 46.1세다. 올림픽에서 뛰기엔 너무 많은 나이다.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고령화, 인구감소로 대한민국 경쟁력이 급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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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의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 최소 다섯 개다. 이대로라면 메달 순위는 15위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2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예년보다 목표를 신중하게 설정한 느낌이 강하다며 이보다 많은 금메달이 나올 수 있다고 낙관한다. 강세 종목인 양궁과 펜싱에서 다섯 개를 책임지고 태권도와 유도, 수영, 배드민턴, 사격 등에서 하나씩 금맥을 캔다면 열 개 이상도 노릴 수 있다는 예측이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기량이 급상승한 근대5종과 경기 당일 변수가 큰 골프 등이 금메달에 근접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4월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우리나라가 금메달 아홉 개를 따내 메달 순위 10위에 오르리라 예상했다. 미리 희망을 접을 필요는 없는 셈이다.

문화스포츠팀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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