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첫 검찰 소환조사…카카오 사법 리스크에 '긴장'

카카오 김범수 첫 검찰 소환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이 김 위원장 등을 검찰에 송치한 후 김 위원장이 검찰 대면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검찰의 칼끝이 주요 경영진에 이어 김 위원장에게 향하자 카카오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이날 오전부터 김 위원장을 에스엠 시세조종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에스엠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카카오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에스엠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상승·고정하려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카카오그룹 경영진은 전방위적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해 11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 등을 남부지검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수사 자료를 토대로 카카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해선 드라마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으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황태선 카카오 CA협의체 총괄대표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카카오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은둔의 경영자'에서 벗어나 직접 위기관리 총대를 멨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공동 의장을 맡았다. 쇄신의 주체가 수사 대상이 되자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사법 리스크가 김 위원장까지 확대될 경우 공동체 구심점을 잃어버릴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에스엠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던 카카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엔터 사업은 웹툰, 웹소설과 함께 그동안 '내수형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카카오의 해외 매출 비중 늘리기 전략의 핵심축이었다.

카카오 법인도 기소된 상태다. 카카오 법인이 법원에서 벌금형 이상의 유죄를 확정받으면 법에 따라 27.17%의 카카오뱅크 지분 중 10%를 제외하고는 매각해야 해서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된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소환 조사에 대해 "따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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