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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만지고 또 만져…이 한국인이 좌지우지했던 '닭고기 산업'[뉴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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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암수 구별하는 감별사
20세기 美 이민 간 한인 직업
육계 농가 효율성 위해 필수적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닭고기 생산량은 1억274만t. 7억8912만마리의 닭이 도축됐다. 농가에서 기르는 닭은 약 210억 마리로 추산돼 인류의 3배에 달한다. 인간이 매년 소비하는 닭고기의 양을 가늠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그만큼 닭고기의 생산 효율은 식품 가공, 요식업 등 수많은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닭고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지, 계란은 몇 개나 생산할지 여부는 달걀에서 갓 부화한 '병아리'를 얼마나 정확히 감별하냐에 따라 좌우된다.



손끝으로 만지고 또 만져…이 한국인이 좌지우지했던 '닭고기 산업'[뉴잡스] 닭고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지, 계란은 몇 개나 생산할지 여부는 달걀에서 갓 부화한 '병아리'를 얼마나 정확히 감별하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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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암수 구별…육계 농가에 반드시 필요

'병아리 감별사'는 2021년 개봉된 영화 '미나리'에서 주인공 부부의 직업으로 등장해 한 차례 관심을 끌어모은 바 있다. 병아리 감별사는 갓 태어난 병아리의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작은 돌기를 확인, 병아리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감별하는 직업이다.


손끝으로 만지고 또 만져…이 한국인이 좌지우지했던 '닭고기 산업'[뉴잡스] 병아리 감별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간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절대 녹록지 않은 작업이다. 병아리 항문 속 돌기는 좁쌀 3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게다가 하루에 부화하는 병아리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숙련된 감별사는 매일 수천, 수만마리의 병아리 성별을 감별한다고 한다.


병아리 감별은 왜 중요할까. 닭고기 산업과 깊은 연관이 있다. 암탉과 수탉은 사육 기간부터 다르다. 특히 암탉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난 뒤부터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가 되기에 수탉보다 훨씬 값어치 있다. 반면 수탉은 암탉보다 훨씬 빨리 사육 기간을 끝내고 도축장으로 간다. 이처럼 육계와 달걀 생산을 '최적화'하려면, 병아리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감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손끝으로 만지고 또 만져…이 한국인이 좌지우지했던 '닭고기 산업'[뉴잡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美 이민 간 한국인의 대표 생계였다

병아리 감별사는 '한국인의 직업'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한국계 이민자들이 가장 흔히 찾은 일자리가 병아리 감별이었기 때문이다. 병아리 감별사는 어두컴컴한 감별실에서 쉬지도 않고 병아리 성별을 감별해야 한다. 또 부화 직후인 병아리라도 항문 속에선 소량의 배설물이 묻어 나온다. 이 때문에 감별사들은 오물 냄새를 견뎌내며 감별 작업을 속행해야 한다.


손끝으로 만지고 또 만져…이 한국인이 좌지우지했던 '닭고기 산업'[뉴잡스] 갓 부화한 병아리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으로 떠난 한국인들은 약 1960년대부터 병아리 감별사로 일한 것으로 추정되며, 한때는 미국 육계 농가 병아리 감별사의 약 60%가 한국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나리'를 감독한 정이삭 감독의 부친도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며 아들을 키워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국을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과거 한국인의 애환과 동시에 희망이 서린 직업인 셈이다.


기계로 대체하려는 노력도

다만 최근에는 병아리 감별을 기계로 자동화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작은 바늘을 달걀에 찔러 넣어 DNA 샘플을 채취한 뒤, 유전체 분석으로 부화할 병아리의 암수를 미리 구별해주는 장치가 대표적이다. 이런 유전체 분석 기기를 활용하면 수컷 병아리가 될 달걀을 부화시키지 않아도 되니 좀 더 생명 친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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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병아리 감별 기계의 정확성은 아직 인간만큼 완벽하지 않다. 기계가 암수를 잘못 판단해 폐기되는 달걀의 수는 병아리 감별사를 고용할 때보다 약 30~40%가량 더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편집자주초고령화와 초저출산, 여기에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직업의 세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직장인생의 새로운 도전, 또는 인생 2막에 길을 열어주는 새로운 직업 '뉴 잡스(New Jobs)'의 세계를 알려드립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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