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할 최대 변수가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과 '환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강(强)달러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내수 침체, 부동산 경기 등 국내 요인도 통화정책의 향방을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한두 차례가 될 것이란 데에 모든 전문가가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횟수는 두 차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내년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두 차례, 미국은 네 차례가 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8일 아시아경제가 국내외 은행·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와 증권사 연구원 등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향후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 지을 최대 변수(복수응답)로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11명)과 환율(10명)을 꼽았다.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과 환율 등 대외적 요인이 최대 변수로 꼽힌 건 최근 강(强)달러로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돼야 환율도 다소 안정되며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대내적 요인을 고려해 한은이 선제적으로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Fed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상당 기간 지연되거나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다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계속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한미금리차를 감안해 Fed의 금리 인하 관련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난 후에야 한은은 소극적인 인하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로서 환율이나 자금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4명)와 내수 침체(4명), 부동산 경기(3명) 등 국내 요인이 최대 변수가 될 거란 의견도 많았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 하락세, 소비심리 개선세 등으로 하반기 내수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만약 부진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때까진 환율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면서도 "이후엔 내수 침체로 방점이 옮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및 선진국 부동산 경기 동향에 따라 관련 금융 시스템의 불안 요인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 결과가 최대 변수가 될 거란 전문가도 있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시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달러 강세가 더해질 경우 국내 통화정책 완화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은 한두 차례, 미국은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18명(복수응답 2명 제외) 중 절반은 올해 한국의 금리인하 횟수가 1회(9명)에 그칠 것이라 답했고, 나머지 절반은 2회(9명)가 될 거라 답했다. 복수응답을 한 2명(기타)도 1~2회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 횟수에 대해선 19명(미응답 1명 제외) 중 13명이 2회를 전망했다.
내년 한국은 두 차례, 미국은 네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20명 중 절반이 내년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2회(10명)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에 대해선 19명(미응답 1명 제외) 중 절반가량이 4회(9명)를 전망했다. 일부는 2회(4명), 3회(3명), 8회(1명)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