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급발진' 여부에 초점…페달 오작동 막으려면

전문가 "급가속 굉음 없어 운전자 오조작인듯"

시청역 역주행 교통참사 가해 차량 운전자가 사고 원인으로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면서 사건의 초점이 차량 결함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전문가는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만으로 급발진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후미등이 켜지고 차량이 정차하는 모습 등으로 볼 때 '운전자 오조작'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3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급발진 여부는 조심스럽게 판단해야할 부분이다. 정확한 것은 수사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영상으로 보면, 급발진 차량의 경우 벽이나 전봇대 등에 충돌한 후 서게 되는데, 시청역 사고 가해차량은 브레이크등(후미등)이 들어오면서 서는 모습이다. 급발진보다는 운전자 오조작에 의한 사고로 판단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또 "보통 급가속을 하게 되면 굉음이 난다"며 "그러나 영상을 보면 인도에 서계셨던 분들이 굉음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리가 났다면 돌아보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는 "급발진 경우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EDR(자동차용 영상 사고기록장치), 즉 자동차 내부에 있는 데이터를 보고 브레이크 혹은 악셀 페달을 밟았는지를 판단한다"며 "또 영상 속에서는 브레이크등이 마지막에 들어오지만, 어디서부터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봐야한다.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면서 후미등에 불이 들어왔는데도 차가 전진했디면 급가속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CTV를 통해서 (주행 당시) 후미등에 빨간불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또 블랙박스 음성이나 (사건 현장 관련) 사진 등을 봐야 급발진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가해 차량 운전자는 본인이 40년 동안 운수업에 종사한 베테랑인 만큼 '운전 부주의'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 교수는 "단순히 오랫동안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오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오랫동안 운전을 했더라도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엑셀을 밟았는지 순간적으로 착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급발진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일상 속 점검도 필요하다. 문 교수는 "엔진의 회전수가 평상시보다 많이 올라가서 소리가 커지거나, 엔진이 불규칙하게 떠는 모습 등을 보이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에는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페달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시스템 개발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전날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를 통해 "(일부 차종에)저속 주행 시 급격하게 엑셀 페달의 엑셀 계도가 개방이 되면 급발진으로 추정을 해서 강제로 브레이크를 잡는 그런 시스템이 지금 적용될 예정에 있다"며 "액션을 통해서 차가 제어돼서 정차가 되도록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킬시스템'이라고 해서 전원을 차단하는 스위치 도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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