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이 암호화폐가 이번 미국 대선의 제2의 '트럼프 트레이드'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면 규제 환경 개선 등으로 암호화폐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미국 주식, 국채 수익률, 달러 가치가 동시에 급등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라는 단어가 나왔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공화당은 암호화폐를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는 요소일 뿐 아니라 의미 있는 자금 조달원으로 보고 있다"며 "표심이 공화당으로 더 많이 이동한다면 암호화폐는 결국 주요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마러라고 자택에서 미국 암호화폐 채굴 업체 경영진을 만나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직 채굴되지 않고) 남은 비트코인을 모두 '미국산'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암호화폐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선거 기부금을 가상화폐로도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TD카우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는 암호화폐 지지 신호를 보내지만, 당선 이후엔 암호화폐 회의론자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적인 지지 외 다른 제안을 한다면 회의적인 접근 방식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 암호화폐 기조로 돌아선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9년 대통령 재임 시절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고 말했으며, 퇴임 이후에도 한동안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재선에 도전하면서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탄소 배출을 부정적으로 보는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기 위해 암호화폐 친화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또 TD카우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7일 토론회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두 후보자 모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둘 중 어느 후보자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