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눈에서 그가 보여' 죽은 남편 정자로 출산한 女…남편은 평창올림픽 나왔던 선수

32세 운동선수 남편, 낚시 중 익사
사후 정자 채취해 시험관 임신

익사 사고로 숨진 남편의 정자를 채취해 딸을 출산한 호주 출신 모델의 사연이 화제다.

4일(현지시간) 더 선에 따르면 호주 출신 수영복 모델 엘리디 풀린(31)이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사후 정자 채취(posthumous sperm retrieval·PSR)를 통해 남편 사망 후 15개월 만에 '기적의 아기'를 출산한 과정을 설명했다.

엘리디 풀린(31)이 남편 알렉스 첨피 풀린의 정자를 채취해 딸을 출산했다.[사진=엘리디 풀린 SNS 캡처]

엘리디의 남편 알렉스 첨피 풀린(Alex ‘Chumpy’ Pullin)은 2010년, 2014년, 2018년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호주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다. 알렉스는 2020년 7월 8일, 스피어 낚시(물속에서 작살과 창으로 물고기를 낚는 방식)를 하다 익사했다. 물속에서 너무 오랫동안 숨을 참으며 얕은 수심에서 저산소증으로 익사한 것이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엘리디는 그날에 대해 "그저 평범한 날이었다. 태양이 빛나고 아름다운 날이었다"며 "알렉스는 아침부터 서핑을 할지 다이빙을 할지 고민 중이었고, 우리는 화창한 날씨를 즐기기 위해 카페에 가기로 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간 이들 부부가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엘리디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알렉스의 사망 몇 시간 뒤 사후 정자 채취에 대해 논의했다.

엘리디는 남편이 사망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후 정자 채취에 동의했고, 6개월 후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작했다. 엘리디는 두 차례의 시도 끝에 2021년 10월 미니 딸 알렉스 풀린(Minnie Alex Pullin)을 낳았다.

엘리디는 "사후 정자 채취 당시, 남편 알렉스의 정자가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어서 딸을 가질 수 있었다"며 "정말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엘리디는 인스타그램에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엘리디는 "이제 4개월이 되었는데, 남편을 닮았다. 딸의 눈에서 그를 볼 수 있다"며 "그가 얼마나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었는지 알기에 지금 (그가) 딸을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슬프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 딸을 향해 "네 아빠와 나는 몇 년 동안 너를 꿈꿔 왔단다"라고 글을 남겼다.

한편, 사후 정자 채취는 국가별로 조건부로 허용되지만 대부분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법적 규제나 명확한 지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트렌드팀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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