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 둔화에 제조업도 위축…경기 냉각 조짐

ISM 5월 제조업 PMI 두 달째 위축
소비 이어 제조업도 부진…고강도 긴축 여파
美 국채 금리 상승…10년물 10bp 이상 ↑

미국 경제 호황을 견인해 온 소비가 둔화 신호를 나타낸 데 이어, 제조업 경기까지 두 달째 위축 국면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누적된 고강도 긴축으로 2년여 만에 미 경제가 냉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하 전망이 고개를 들며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bp(1bp=0.01%포인트) 넘게 급락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이 발표한 5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7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49.8)를 하회한 것은 물론 전월(49.2)보다도 하락했다.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인 제조업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이로써 미 제조업 PMI는 두 달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신규주문지수가 45.4로 전월(49.1) 대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 생산은 4월 51.3에서 5월 50.2로 하락해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주문 잔고는 42.4로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물가 압력이 낮아져 주목된다. 가격지수는 57로 전월(60.9)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월에는 가격지수가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다만 이날 S&P글로벌이 발표한 5월 미국 제조업 PMI는 51.3으로 전월(50)과 전망치(50.9) 모두 웃돌며 확장 국면을 이어가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ISM 제조업 지수는 주문 감소, 생산 둔화로 예상보다 크게 위축됐다"며 "건설 경기도 예상보다 취약했는데 이는 통화정책이 제약적이며 경제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인 소비 냉각 조짐에 이어 제조업 경기까지 위축세를 이어가면서 미 경제가 급속히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4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개인소득과 실질 개인소비는 전월 대비 각각 0.1% 줄었다. 강력한 인플레이션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며 미 경제를 떠받쳤던 소비 부진은 경기 둔화 신호로 읽힌다.

지난달 30일에는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연율 1.6%에서 1.3%로 하향 조정됐는데, 소비지출 둔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월가는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1.2%로 내렸다.

Fed의 고금리 정책 2년여 만에 경기 하강 신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중앙은행이 조만간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경기 냉각 조짐에 Fed가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에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2bp(1bp=0.01%포인트) 떨어진 4.39%,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bp 내린 4.81%선을 기록 중이다. 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59% 반영 중이다. 하루 전 54%, 일주일 전 49%대에서 상승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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