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도주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의 팬덤이 "정치권의 이슈를 은폐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김호중 갤러리' 측은 24일 낸 성명문에서 "법원에서 김호중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해 팬들은 재판부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그동안 김호중과 소속사 측의 잘못된 행동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김호중이 향후 성실하게 조사받고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김호중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자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 팬들의 진심을 너무 곡해하지 말아 주기 바란다"라고도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1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비공개 귀가는 내 마지막 스위치다. 이것마저 꺼지면 살아도 의미가 없다. 마지막 자존심이기에 물러설 수 없다"며 공개 귀가를 5시간 넘게 거부했다. 또 "죄는 달게 받겠는데 먹잇감이 된 기분이 든다. 경찰이 이렇게까지 해서 나를 먹잇감으로 던져놔도 되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훗날 김호중이 다시금 피어오를 그 날을 학수고대하겠다"는 팬덤은 끝으로 "마라톤 생중계를 연상케 하듯 수사 과정이 일거수일투족 언론에 노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디 김호중을 향한 수사 기관의 날카로운 칼날이 '정치권의 이슈를 은폐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하다 경찰에 아이폰 3대가 압수됐지만,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신 부장판사가 질문하자 김씨는 "사생활이 담겨 있어서 비밀번호를 제공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음주운전을 인정한 후에도 공연을 강행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김씨는 구속영장이 신청된 다음 날인 23일에도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슈퍼 클래식' 공연에 출연했다. 김씨 측은 영장심사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법원이 기각하면서 둘째 날 공연 출연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