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제주에서 촉발된 '비계 삼겹살' 논란에 제주도가 대책을 약속했지만, 비계 삼겹살 후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주도 고기'라는 제목으로 비계가 대부분인 돼지고기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출처=보배드림 캡처]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제주도 고기'라는 제목으로 비계가 대부분인 돼지고기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나빗살인지, 기름 덩어리인지…진짜 좀 심하더라"며 "다시 안 간다"고 적었다. 나빗살은 돼지 목덜미 부위로 한 마리당 400g 정도 나오는 특수 부위다. 사진 속 나빗살은 목덜미 부위임에도 살코기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비계 비율이 높았다.
게시글에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나빗살이 아니라 비계 부위를 나빗살 모양으로 잘라서 내놓은 것 같다", "저걸 구워 먹으라고 준 거라고? 이해가 안 간다" 식의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제주도에서 1년 살이를 하고 있다는 A씨가 제주도 유명 삼겹살집을 찾아갔는데 비계 함량이 높은 삼겹살이 나온 것을 공론화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불판에 올려진 삼겹살의 98% 이상이 비계로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A씨가 가게 직원에게 항의하자, 가게 직원은 "이 정도면 고기가 많은 편"이라고 응대했고 A씨는 결국 약 15만원을 결제해야 했다.
논란이 커지자 오영훈 제주지사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제주도 내 돼지고기 전문 식당 70여 곳과 축산물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식문화 자체에 차이도 있을 수 있는 점도 참작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제주도는 비계만 먹는 식문화냐"는 비난을 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0월 삼겹살 지방 함량 권고 기준을 담은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다. 매뉴얼을 보면, 소포장 삼겹살은 1㎝ 이하, 오겹살은 1.5㎝ 이하로 지방 관리를 권장하고 있다. 과지방 부위의 경우 제거하거나 폐기를 검토하는 것이 권고된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비계가 지나치게 많은 삼겹살이 자주 나와 매뉴얼이 그저 권고사항일 뿐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