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올해 마약밀수 142㎏ 적발…해상 밀수는 복병, 단속 강화”

올해 1/4 마약밀수 중량 줄고, 건수 늘어
1월·4월 해상에선 총 128㎏ 코카인 적발
바닷길 대규모 마약밀수 우려 ‘단속 강화’

올해 국내로 몰래 들여오려던 마약류 142㎏이 단속에 적발됐다. 전년동기 대비 중량으로는 14%가 줄어든 규모다. 반면 적발된 밀수 건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최근에는 해상으로 마약류를 밀수하려는 시도가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마약밀수 단속에 고삐를 놓을 수 없다는 것이 관세청의 판단이다.

◆올해 1분기 마약밀수 단속 동향 및 특징=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3월 마약류 밀수 단속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총 142㎏이다. 밀수경로별로는 국제우편 62.7㎏, 특송화물 57.5㎏, 여행자 22.2㎏ 등의 순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한 마약류의 총중량이 166㎏(국제우편 93.2㎏, 특송화물 32.0㎏, 여행자 31.9㎏ 등)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24㎏가량 줄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강도 단속의 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방증하듯 단속이 집중됐던 인천국제공항은 여행자 마약밀수 단속이 줄었지만, 다른 공항에서의 여행자 마약밀수 단속 건수는 되레 늘어났다. 단속에 맞춘 일종의 풍선효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분기 단속 건수는 총 166건으로 전년동기(154건)보다 늘었다. 주요 단속 품목은 필로폰 33건에 88.8㎏, 대마 51건에 17.1㎏, MDMA 15건에 8.8㎏, 케타민 14건에 5.7㎏, 합성대마 9건에 4.8㎏ 등이 꼽힌다. 중량을 기준으로는 필로폰 적발 비중이 가장 크고, 대마와 MDMA 그리고 케타민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을 향한 마약류의 주요 출발국(중량 기준)은 태국(37%), 말레이시아(12%), 미국(9%) 등이 꼽힌다. 이들 국가 중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밀수량이 급증,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의 마약밀수가 시도된 국가로 분류됐다. 말레이시아에선 2023년 1분기 2건에 0.9㎏, 올해 1분기 6건에 17.0㎏의 마약밀수가 시도됐다.

◆선박 이용한 마약밀수 ‘경고등’=최근 선박을 이용한 대형 마약밀수 시도가 연이어 발생한 점은 해양 마약밀수 대응 강화의 필요성을 부각한다.

올해 1월에는 해양경찰에 접수된 밀수신고로 부산 신항에서 코카인 100㎏이 적발됐다. 이어 이달에는 세관에 접수된 밀수신고로 울산 온산항에서 코카인 28㎏이 적발된 사례가 나왔다. 불과 4개월 사이에 코카인 128㎏이 해상에서 적발되면서, 선박을 이용한 마약밀수 단속에 경고등을 켠 셈이다.

이와 관련해 고광효 관세청장은 이날(23일) 부산세관에서 ‘2024년 제2차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해상 마약밀수 차단을 위한 대응 방안을 공유, 현장에서의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고 청장이 주문한 해상 마약밀수 대응 방안에는 선박 및 선체 하부 은닉을 통한 마약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수중 감시 역량을 확보하고, 기존 세관 감시의 사각지대를 축소하는 것이 포함됐다.

또 선박에 싣는 컨테이너 내부에 은닉·밀반입되는 마약류의 감시·단속 강화와 우범 선박 및 컨테이너를 선별할 기준을 재정비해 현장 검사체계에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고 청장은 “관세청은 그간 추진단 운영으로 국제우편, 특송화물, 여행자 등 다방면에서 마약밀수 근절 대책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최근 해상을 통한 대형 마약밀수가 현실적 위험으로 다가온 만큼, 부산을 포함한 전국 항만에서 마약밀수 가능성에 경각심을 갖고 감시와 단속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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