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대표 '징역 2년'…법 시행 후 최고 형량

안전 점검에서 위험성이 보고됐음에도 무시하고 작업을 진행해 사망사고를 일으킨 업체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이 인정돼 실형이 선고됐다. 이는 현재까지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사건 1심 판결 중 사업주에게 내려진 가장 높은 선고 형량이다.

울산지법.[이미지출처=연합뉴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산 모 자동차부품 업체 대표이사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 회사 총괄이사 B씨에겐 금고 1년6개월을, 중대재해처벌법 혐의가 적용된 회사 법인에는 벌금 1억5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2022년 7월 A씨 업체에선 네팔 국적 40대 남성 노동자가 다이캐스팅(주조) 기계 내부 금형 청소 작업 중 금형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안전 점검을 위탁받은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다이캐스팅 기계 일부 안전문 방호장치가 파손돼 ‘사고 위험성 높음’, ‘즉시 개선이 필요한 상태’라고 여러 차례 보고받았지만,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를 대비한 작업 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 요인 제거 등과 관련한 매뉴얼도 마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 발생 열흘 전까지도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구체적인 사고 위험성을 지적받았는데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족과 합의하고 사후 시정조치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집행유예 등으로 선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두 번째 실형 사례다. 앞서 한국제강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사회부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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