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진에 美서부선 '별것도 아닌데 난리' 반응…왜?

동서부 지질 특성상 지진파 다르게 작동
서부 주민들 “동부 사람들 괜히 호들갑”

5일(현지시간) 미국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을 미국 인구의 8분의 1가량이 감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진동이 퍼진 것은 동부 특유의 밀도 높은 암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 지질조사국(USGS)의 발표를 인용, 이날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4200만명 이상이 흔들림을 느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진은 뉴욕시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등 동부 전역의 도시에서 감지됐다.

악시오스는 이런 현상에 대해 “북미 동부 지역의 지진파는 서부 지역의 지진파와 다르게 작동한다”며 “이 때문에 서해안에서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면 그렇게 멀리서까지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차이는 동부의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이 서부보다 훨씬 오래됐다는 지질학적 차이 때문이다. 일례로 동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애팔래치아 산맥은 미국의 다른 산맥이 형성되기 수억 년 전에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맥 중 하나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 일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USGS에 따르면 오래되고 밀도가 높은 동부의 암석은 지진파가 더 효과적으로 통과하도록 만든다. 방출된 에너지가 더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서 지진파를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렇게 이동하던 지진파 에너지는 더 젊고 파열된 서부의 암석을 만나면 단층에 흡수되면서 빠르게 소멸한다.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 기준으로 이번 지진은 뉴욕 일대 지진으로는 1884년에 발생한 규모 5.2 지진 이래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규모 5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하자 뉴욕 주민들은 “지진을 처음 접하고 깜짝 놀랐다”는 경험담을 소셜미디어(SNS) 등에 다수 올렸다.

그러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진을 자주 겪는 서부 주민들은 ‘동부 사람들은 별것도 아닌 일로 호들갑을 떤다’는 식으로 비꼬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뉴욕의 고층 건물들은 소규모 지진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PTN은 “1990년대에 뉴욕 건축법에 지진 관련 조항이 포함됐고 덕분에 건물이 유연해졌다”며 “작은 지진이 생기더라도 바람을 견딜 수 있는 고층 빌딩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설계 전문가 엘리자베스 말슈의 말을 전했다.

이슈&트렌드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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