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다시 자란대서 200만원에 팔았는데' 장기매매 타깃된 네팔

네팔 호세마을 장기 매매 충격 실태 전해져
"주민 중 신장 팔지 않은 사람 찾기 힘들어"
신부전증 환자 급증…브로커, 빈민촌 공략

네팔의 한 빈민촌이 '신장(콩팥) 마을'로 불리며 장기 매매의 타깃이 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신장은 떼어내도 다시 자라난다’는 거짓말에 속아 장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네팔 카트만두 동부에 있는 호세마을은 일명 ‘신장 마을’이라고 불린다. 주민들 가운데 신장을 내다 팔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콩팥마을'로 불리는 네팔의 '호세마을' 주민들이 신장 적출 수술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스카이뉴스 캡처]

네팔 정부가 지난 2007년 장기 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해당 마을은 오랫동안 장기 매매 브로커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난에 시달리던 주민들 역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신장은 떼어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난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넘어가기도 했으며, 불법으로 장기 적출 수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 마을 주민인 40대 남성 칸차는 스카이뉴스에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은 신장 등 장기를 매매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돈벌이 수단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31세 남성 수만도 “몇 년 전 500만원을 받고 신장을 적출했다. 이 돈으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수술 부작용으로 일할 수 없게 됐다”며 “이제는 사람들에게 절대 장기를 팔지 말라고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한 여성은 “브로커들이 10년이 넘게 우리 마을을 찾아 설득했다. 계속 거절해왔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더 크고 튼튼한 집이 필요해 신장 적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단돈 200만원에 신장을 팔았다.

네팔에서는 최근 신부전증을 앓는 젊은 남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등에 해외 노동을 떠났다가,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청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호세마을 등에서 불법 장기 밀매가 더욱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팔의 장기이식 전문가 푸카르 슈레스 박사는 “최근 이식 환자의 3명 중 1명이 해외 이주노동자”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더운 지역에서 물도 제대로 못 마시며 고강도 노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건강에 이상을 느껴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울 정도로 신장이 망가진 상태가 많았다”고 스카이뉴스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