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부담 조현범, 사내이사 선임 자진 철회

주총 3일 전 돌연 철회
재판 진행 중인 상황 고려해 물러나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조현범 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을 포기했다.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 끝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타이어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2건을 삭제한다고 공시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일부 후보자가 일신상의 사유로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를 사임함에 따라 해당 안건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해 우호 지분을 충분히 확보했지만 아직 송사가 진행 중인 점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2017년 12월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200억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돼 8개월간 옥살이로 한 뒤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지분이 높다고 해도 현재 재판 중인 상황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을 강행하는 것은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셈이라 재판부에 밉보일 수 있다고 걱정한 것 같다"라며 "이사회 역시 각종 단체들이 송사에 휘말린 조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 등 외부 반발을 부담스러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 논평을 통해 "조 회장은 회사 자금으로 집수리를 하고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200억원대 횡령 배임 행위로 지난해 3월 구속기소 됐고, 배임수재 혐의로 추가 기속되기까지 했다"라며 "자정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 경영진은 즉각 그룹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야 하고, 조 회장은 2023년 9번의 이사회 중 단 한 번만 참여했던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의 사내이사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조 회장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안건 철회를 결정했다"며 말을 아꼈다.

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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