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암~광주 한국형 아우토반 2.6조 투입…전남 또 올 것'(종합)

전남 무안서 20번째 민생토론회 주재
익산~여수 180㎞ 고속철도망
영암~광주 47㎞ 초(超)고속도로 건설
"전남을 대한민국 우주산업 거점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영암에서 광주까지 47㎞에 이르는 구간에 약 2조6000억원을 투입해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초(超)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로·철도·교통 등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확충에 나서 전남 남해안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전남 지역에 1조3000억원을 투입, 누구나 방문하기를 원하는 전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20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산업·문화·교육을 통해 전남의 활력을 높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전남 지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전남의 관광 활성화, 생활권 확장 등을 통해 광역경제권을 형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도로, 철도, 교통 등 SOC 인프라 확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尹 "전라선 고속철도 개선에 1조원 이상 투입"

우선 영암에서 광주까지 47㎞에 이르는 구간에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한다. 현재 건설 중인 광주~강진 고속도로(51.1㎞), 예비타당성조사 중인 강진~완도 고속도로(38.9㎞), 전라선 익산부터 여수 구간(180㎞) 고속화를 통해 전남 남해안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전남의 관광과 미래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 전라선 고속철도 속도가 느려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다"며 "전라선 고속철도 개선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서 속도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인프라 혁신·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항만 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한 광양항 자동화와 핵심 장비의 국산화에도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광양항에서 추진 중인 7000억원 규모의 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통해 물류를 효율화하고 핵심 장비 국산화를 통해 관련 산업을 함께 육성하겠다"면서 "향후 개발되는 항만에도 지속적으로 첨단기술을 적용해 항만 경쟁력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전남을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예타를 면제한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 체제 구축사업(전남-발사체, 경남-위성, 대전-연구·인재 개발)의 일환으로 고흥에 민간 발사장과 조립동을 구축하고 발사체 기술사업화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의 예타 면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관련 기업들이 고흥에서 편리하게 사업화, 시험평가, 인증 등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윤 대통령은 "우주 발사체 특화지구로 선정된 고흥의 경우 50여만평에 들어설 우주 발사체 국가산단의 예타 면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해 청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이차전지와 콘텐츠 분야 등 전남의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에 대해서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전남 지역을 미래 산업의 기지로 삼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회발전특구는 한마디로 말해서 세제 지원"이라며 "회사를 옮기는 것을 결정하는 경영진 대주주에 대한 상속세라든가 주식 양도소득세라든가 이런 것들을 대폭 경감해 회사를 옮길 수 있는 모티브를 아주 제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검은 반도체' 김 산업 육성…10조원 수출 가능

윤 대통령은 "전남의 경쟁력 있는 농·축산업과 수산업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안·함평 일원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 농·축산업 융·복합 지구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축산업 모델을 만들어 청년들이 농업 분야로 들어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농촌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목포에는 수산식품 수출단지 조성과 수산물 가공·유통 센터 확대를 통해 전남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인 김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윤 대통령은 "국내 수산물 수출 1위 품목이자 '검은 반도체'로도 불리는 김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서양에서도 김을 아주 보편적으로 쓸 수 있게 되면 10조원 수출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감척 어선을 활용해 상시로 중국의 불법 어구(漁具)를 철거함으로써 전남 어민들의 수산자원 회복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참조기 어업에 종사 중인 한 참석자가 중국의 '싹쓸이' 어업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작년에도 해양수산부와 해경에 강력하게 단속하고 법 집행을 하라고 지시했는데 여전히 불법 어선이 활개를 치는 것 같다"며 "법 집행을 더 강화해 우리 전남 어민들을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전남의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들을 머물게 하고 유치하기 위해서는 문화와 교육 인프라를 새롭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전남 지역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순천시와 진도군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했다.

세계적인 정원 도시로 알려진 순천은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 중심 도시이자 지방시대의 대표 도시로 발전시킨다.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 관련 공공기관들의 콘텐츠 제작·투자 유치·유통·홍보 지원 등을 통해 ‘K-디즈니’의 핵심 인프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2월 광양, 나주, 목포, 무안, 신안, 영암, 강진을 비롯한 7개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며 "광양의 신소재, 나주의 에너지, 목포·무안·신안의 해양관광, 영암, 강진의 미래농생명산업 등 지역의 발전 전략과 밀접하게 관련된 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전남이 키운 인재들이 전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尹 "전남도 국립의대 추진은 도에서 의견수렴"

이날 호남에서 민생토론회를 처음 진행한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전남 지역에서 민생토론회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전라도 한 번 오고 안 올 것도 아니고 앞으로 이제 민생토론회를 전남도에서 여러 차례 할 것이기 때문에 계속 후속 조치 진행해서 다음에 올 때 다시 심층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방문을 약속했다.

이어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말씀하신 전남도 국립의대 추진 문제는 먼저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를 전남도에서 정해서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시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남 지역 우주항공, 이차전지 등 첨단 미래산업 관련 기업인, 학부모, 지역주민, 전남 지방시대 위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지자체에서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대중 전남도 교육감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 100여명이 함께했다.

정치부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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