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로봇 5000대 시장 잡아라…국내·해외업체 경쟁 불붙었다

국내 산업 현장 곳곳 청소로봇 빠르게 보급
올해 1000대 규모…2026년 5000대

#. 대형 쇼핑몰 안, 많은 인파 속에서 성인 허리 높이 정도의 청소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로봇이 지난 자리는 먼지와 얼룩이 사라져 말끔해진다. 누군가 실수로 흘린 커피도 로봇은 한 번 지나가는 것으로 깨끗이 치운다. 청소를 마친 로봇은 쉴 틈도 없이 다시 부지런히 이동한다.

국내 산업 현장 곳곳에 청소로봇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청소로봇 도입으로 산업재해 예방과 근로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터미널, 쇼핑몰, 컨벤션센터, 병원, 호텔, 공장, 기업 등에서 청소로봇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2년 뒤엔 올해보다 5배 이상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실버타운 더시그넘하우스가 도입한 가우시움 청소로봇(사진=마로솔 제공)

10일 로봇 솔루션 기업 마로솔에 따르면 국내 청소로봇 시장은 올해 1000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청소로봇 보급 대수는 지난해까지 300대였다. 올해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흐름이 이어져 2025년 2000대, 2026년엔 5000대 시장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전 세계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확인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트레이츠 리서치는 올해 청소로봇 시장 규모는 11억2200만 달러, 2031년에는 두 배인 22억18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로는 3조원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와 산업 구조 등이 유사한 일본에서도 청소로봇은 2022년 7000대에서 지난해 8200대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건비, 인력난 등으로 인해 미화 업무의 자동화를 찾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청소로봇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로봇은 청결한 환경 관리가 필요한 사업장에서 주로 도입하고 있다. 강력한 청소기능을 갖추고 있고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델도 있어 별도로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곳을 청소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기존에 대형 작업장에서는 바닥 기름때 청소, 먼지 제거 등의 작업을 생산직 직원이 하거나 청소 용역을 통해 해결했는데 이젠 청소로봇에 맡기는 것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선두는 글로벌 청소로봇 기업 가우시움이다. 가우시움은 세계 청소로봇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회사다. 국내 로봇 기업 마로솔이 가우시움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독자 개발한 로봇 통합관제 서비스 '솔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24시간 실시간 관제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청소구역의 실시간 조정이나 주간·월간 단위의 작업량 분석도 손쉬워졌다. 엘리베이터 연동을 통해 여러 층을 오가며 작업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김민교 마로솔 대표는 "청결한 작업환경 유지, 근로자의 건강권 확보, 청소 담당 인력의 이탈 방지를 위해 청소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도입 후 최적의 효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관제는 물론 사후 관리도 지원해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서빙로봇 기업 브이디컴퍼니도 자율주행 청소로봇 '클리버'를 내놓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습식청소, 건식청소, 쓸기, 걸레질 등 다중청소모드를 지원하는 로봇이다. 별도의 워크스테이션을 통해 자동충전, 자동급수 및 배수가 가능해 사람의 수동 개입이 불필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터리나 물이 부족하면 스스로 워크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채우고 다시 완료되지 않은 작업을 이어서 한다. 자동 위치 인식 및 탐색 기능을 갖춰 장애물을 만나면 안전하게 우회하며 청소를 할 수 있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는 "청소로봇은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근로자와 작업환경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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