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3분기 처음 기준금리를 내린 뒤 정책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인하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는 Fed 당국자의 견해가 나왔다. 인플레이션, 고용 시장 둔화세가 정체되거나 예상보다 과열될 경우 Fed가 통화완화 정책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연은 홈페이지를 통해 "난 그들(Fed)이 연속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일단 행동에 나선 후 기업, 가계 등 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Fed가 올해 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앞서 Fed는 1990년대 중반 금리를 인하했다가 세 차례 회의에서 동결한 후 다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한 적이 있다. Fed는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도 2022년 3월을 시작으로 '엘리베이터'식 금리 인상에 나섰다. 보스틱 총재의 전망에 근거할 때 Fed가 올해 긴축 정책을 되돌릴 경우에는 계단식인 '에스컬레이터'식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Fed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설 경우 금리 인하폭과 속도 등에 있어 예측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스틱 총재는 현재 기업들이 지출·투자를 늘리는 등 과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Fed가 금리를 내리면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고,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기업 의사결정권자들과 대화하며 그들이 기대하는 낙관론에 대해 들었다"며 "억눌린 과열이라고 부르는 이런 위협은 향후 몇 달 내에 철저히 조사해야 할 새로운 상승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추가 둔화 증거가 필요하다는 Fed 당국자들의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평균 2%의 확실한 경로에 있다고 완전히 확신할 수 있는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자신감을 얻어야만 연방 기금 금리 인하를 시작할 적절한 시기라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 긴축을 의미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는 현재 속도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양적 긴축 측면에서 우리는 가능한 한 오래 현재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가장 긴급한 순간에서 멀어진 뒤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 보스틱 총재의 발언은 6~7일 예정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 전 나왔다. 지난 1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