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깨진다'…출산율 하락에 잉여교사 190만 시대 앞둔 中

2035년까지 초·중등 과잉…교사 공급 억제도
일각선 "학생과 교류 확대, 교육의 질 향상"

중국의 저출산 추세 여파로 '철밥통' 교사들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이변이 없다면 2035년까지 190만명의 '잉여 교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기회로 교사와 학생 간 교류를 확대하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챠오진중 베이징사범대학교 교육학 교수팀의 연구를 인용, 현재의 학급 및 수업 규모가 유지된다면 오는 2035년까지 초등학교 교수 150만명, 중학교 교사 37만명가량이 수요 대비 과잉 상태에 놓인다고 보도했다. 기준으로 삼은 학급 규모는 도시 지역 기준 최대 50명, 농촌 지역 30명 수준이다.

중국 네이멍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과학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SCMP는 "중국 철밥통 중 하나로 꼽히는 교육 분야는 경제 불확실성 시대에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선택으로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그러나 출산율 감소가 가속하면서 교사 과잉이 발생하고, 향후 10년 이내에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2년까지 1600만명에 육박하던 중국의 출생아 수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감소세를 겪었다. 지난해에는 900만명대로 급감해 1949년 신중국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추자오후이 중국 국가교육과학원 선임연구원은 "학생 수가 적어지면 특정 기간이나 지역 학교에서 정리해고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정 부담 때문에 지방 정부는 올해 교사 채용을 절대적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지방 당국은 주요 수입원인 부동산 산업의 위기 고조와 취약한 수요 등 여파로 재정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산둥성과 쓰촨성 등 다수의 지방정부에서 교사 공급 억제를 목적으로, 교육 관련 학위 프로그램을 더 제공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교육 자원에 대한 수요 감소가 질적 개선을 불러올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황빈 난징대 교육연구소 교수는 "많은 교사의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특히 시골 교사들이 더욱 그렇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양적 제거를 통해 농촌 교사의 수준 개선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어 "전문대와 종합대학이 통합되고, 이들 간 격차가 줄어들며 입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이는 중국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이며, 경제 성장에 더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재 배당' 목표를 실현하는 데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국제부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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